
타나이스 박물관에 전시된 핀타데라
By Altes – Own work, CC BY-SA 4.0, wikimedia commons.
핀타데라란?
핀타데라(pintadera)는 고대 사르데냐의 누라게 문명(Nuragic civilization)에서 사용된 원형의 점토 도장이다. 표면에는 기하학적 무늬가 정교하게 새겨져 있으며, 홈과 구멍을 이용해 다양한 문양을 만들어 냈다. 크기는 손바닥 정도인 경우가 많으며, 뒷면에는 손으로 잡기 편하도록 손잡이가 달린 예도 발견된다.
빵을 장식하는 도구
가장 널리 받아들여지는 견해는 핀타데라가 빵에 무늬를 새기는 데 사용되었다는 것이다.
고대 사회에서 빵은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공동체와 풍요를 상징하는 중요한 식품이었다. 특별한 축제나 종교 의식에서 사용되는 빵에 문양을 새김으로써 그 의미를 더욱 강조했을 가능성이 있다.
오늘날에도 사르데냐에서는 축제용 빵에 장식 무늬를 넣는 전통이 남아 있는데, 일부 연구자들은 이러한 풍습이 핀타데라의 사용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본다.
직물과 신체 장식
핀타데라에 안료를 묻혀 직물에 문양을 찍거나 피부에 장식을 했을 것이라는 추정도 있다.
이는 핀타데라가 단순한 생활 도구가 아니라 공동체의 정체성이나 사회적 지위를 나타내는 역할을 했을 가능성을 보여 준다. 특정 무늬가 특정 집단이나 가족을 상징했을 수도 있다.
종교적 상징과 우주관

투마코-톨리타 문화의 핀타데라. 기원전 100년~서기 200년.(아메리카 박물관 소장)
By Jerónimo Roure Pérez, CC BY-SA 4.0, wikimedia commons.
핀타데라가 흥미로운 이유는 단순한 장식 도구 이상의 의미를 지녔을 가능성 때문이다.
많은 핀타데라에는 원, 나선, 방사형 선, 십자형 문양과 같은 반복적이고 대칭적인 기하학 무늬가 등장한다. 이러한 문양은 태양, 달, 별, 계절의 순환 등을 상징했을 수 있으며, 일부 연구자들은 이러한 문양이 누라게인의 우주관과 관련되어 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달력이었을 가능성
일부 학자들은 핀타데라를 일종의 달력으로 보기도 한다.
문양의 반복 구조와 대칭성이 천체의 움직임을 나타내는 체계였을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 이 가설이 맞다면 핀타데라는 단순한 도장이 아니라 시간을 기록하고 계절을 파악하는 도구였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를 입증할 직접적인 증거는 아직 부족해 학계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여전히 남아 있는 수수께끼
핀타데라는 카나리아 제도와 발칸반도에서도 발견되었는데, 이는 고대 지중해 지역에서 생각보다 넓은 문화 교류가 있었음을 추정하게 한다.
그러나 정확히 어떻게 사용되었는지, 어떤 의미를 가졌는지는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그래서 핀타데라는 오늘날에도 누라게 문명의 대표적인 수수께끼 유물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흥미로운 사실

핀타데라 문양을 활용한 사르데냐 은행의 로고
By Banco di Sardegna S.p.A., Public Domain, wikimedia commons.
오늘날 사르데냐를 대표하는 은행인 사르데냐 은행(Banco di Sardegna)의 로고에도 핀타데라 문양이 사용되고 있다. 이는 수천 년 전 누라게 문명의 상징이 현대 사르데냐의 문화적 정체성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 주는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