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이야기] PER(주가수익비율), 정말 중요한 지표일까?

PER 계산 공식

주식 투자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PER이 낮으니 저평가 주식이다”라는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실제로 PER(Price Earnings Ratio, 주가수익비율)은 가장 널리 사용되는 가치평가 지표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PER만 보고 투자했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어떤 기업은 PER이 5배인데도 주가가 계속 하락하고, 어떤 기업은 PER이 50배를 넘어도 몇 년 동안 주가가 수배씩 상승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PER은 도대체 무엇이며,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PER이란 무엇인가?

PER은 기업의 주가가 순이익의 몇 배로 거래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공식은 다음과 같다.

PER = 주가 ÷ 주당순이익(EPS), 또는 PER = 시가총액 ÷ 당기순이익

으로 계산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PER 계산 공식 적용 예

이는 시장이 해당 기업의 1년치 이익에 대해 10배의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는 의미다.

PER이 낮으면 무조건 좋은 주식일까?

많은 초보 투자자들이 하는 대표적인 오해다. PER 5배인 기업과 PER 20배인 기업이 있다고 가정하자. 대부분은 PER 5배 기업이 훨씬 싸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시장은 생각보다 똑똑하다. PER이 낮은 기업은 대개 다음과 같은 문제를 안고 있는 경우가 많다.

  • 실적이 감소하는 중이다.
  • 업황이 악화되고 있다.
  • 성장성이 부족하다.
  • 시장이 미래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그래서 단순히 PER이 낮다는 이유만으로 매수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실제로 주가가 계속 하락하면서 PER이 더 낮아지는 경우도 흔하다. 이를 흔히 “가치 함정(Value Trap)”이라고 부른다.

PER이 높으면 무조건 비싼 주식일까?

반대로 이것도 틀린 경우가 많다. 성장성이 뛰어난 기업은 높은 PER을 받는 것이 자연스럽다. 예를 들어 신기술을 개발하거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기업은 현재 이익보다 미래 이익에 대한 기대가 훨씬 크다. 시장은 미래를 먼저 반영하기 때문에 높은 PER을 부여한다.

과거에는 Microsoft, Amazon, Cisco Systems, Genentech 같은 기업들이 높은 PER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상승률을 기록한 사례가 있다.

높은 PER은 단순히 “비싸다”가 아니라 “시장이 미래 성장을 크게 기대한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

윌리엄 오닐은 PER을 어떻게 봤을까?

CAN SLIM 투자법으로 유명한 William J. O’Neil은 PER을 핵심 투자 기준으로 보지 않았다. 그는 수십 년 동안 최고의 상승 종목을 연구한 결과, 대형 상승을 기록한 주도주들이 반드시 낮은 PER을 갖고 있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오닐이 중요하게 본 것은 다음과 같다.

  • Ÿ 최근 분기 주당순이익(EPS) 성장률: 전년 동기 대비 25%, 50%, 100% 이상의 강한 증가가 나타나는가?
  • Ÿ 최근 수년간의 이익 성장: 일시적 증가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는가?
  • Ÿ 매출 성장: 순이익뿐 아니라 매출도 함께 증가하는가?
  • Ÿ 시장 주도력: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로 시장을 이끌고 있는가?

오닐은 “PER은 원인이 아니라 결과”라고 보았다. 시장이 성장성을 높게 평가하면 PER도 높아지고, 성장성이 약하면 PER도 낮아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PER이 중요하지 않다는 뜻은 아니다

오닐의 주장을 지나치게 확대 해석하면 안 된다. PER은 여전히 매우 중요한 지표다. 다만 “낮을수록 좋다”는 식으로 해석하면 안 된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두 기업이 있다고 하자.

   A기업= EPS 성장률 20%, PER 20배

   B기업= EPS 성장률 20%, PER 100배

둘 다 성장률은 같지만 B기업은 시장 기대가 훨씬 많이 반영되어 있다. 만약 실적이 예상보다 조금만 나빠져도 B기업은 큰 폭의 하락을 경험할 수 있다. 즉 PER은 기업에 대한 시장 기대 수준을 측정하는 지표로 활용해야 한다.

PER을 볼 때 반드시 함께 확인해야 할 것

PER은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 데 유용한 지표지만, 숫자 하나만으로 투자 판단을 내려서는 안 된다. 같은 PER이라도 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 재무 상태에 따라 의미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PER을 해석할 때는 다음과 같은 지표들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좋다.

PER과 함께 고려해야 할 요소들

  • Ÿ EPS 성장률: PER이 다소 높더라도 EPS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면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 성장주 투자에서 가장 중요하게 살펴봐야 할 지표다.
  • Ÿ 매출 성장률: 순이익 증가가 일시적인 효과인지, 실제 성장인지를 판단하는 기준이다. 매출이 함께 증가해야 기업의 본질적인 성장으로 볼 수 있다.
  • Ÿ 영업이익률: 기업의 수익성과 경쟁력을 보여준다. 매출이 늘어나더라도 영업이익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한다면 수익 구조가 악화되고 있을 수 있다.
  • Ÿ ROE(자기자본이익률): 주주의 자본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해 이익을 창출하는지를 나타낸다. 높은 ROE를 꾸준히 유지하는 기업은 경쟁력이 강한 경우가 많다.
  • Ÿ 부채비율: 높은 성장 뒤에 과도한 차입이 숨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성장성뿐 아니라 재무 안정성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 Ÿ 업종 평균 PER: PER은 업종별 특성에 따라 적정 수준이 크게 다르다. 따라서 다른 업종과 비교하기보다 같은 업종 내 경쟁 기업들과 비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PER의 한계

PER은 기업 가치를 평가하는 데 유용한 지표이지만, 단독으로 사용하기에는 여러 한계가 있다. 따라서 PER의 높고 낮음 자체보다 기업의 실적 흐름과 성장 가능성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PER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다.

  • 적자 기업은 EPS가 음수이므로 PER이 의미를 잃는다.
  • 일회성 이익이 발생하면 PER이 실제보다 낮게 나타날 수 있다.
  • 경기민감주는 업황이 최고조에 달할 때 PER이 가장 낮게 나타나는 경우가 있어 저평가로 오해할 수 있다.
  • 성장주는 높은 PER이 정당화될 수 있지만 성장 기대가 약해질 경우 시장의 평가가 급격히 낮아지면서 주가가 크게 하락할 수 있다.

마무리하며

PER은 주식이 싼지 비싼지를 알려주는 만능 지표가 아니다. PER이 낮다고 반드시 저평가 주식은 아니며, PER이 높다고 반드시 거품 주식도 아니다. PER은 시장이 해당 기업의 이익에 얼마나 높은 기대를 부여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에 가깝다.

따라서 투자자는 PER 하나만 볼 것이 아니라 EPS 성장률, 매출 성장률, 수익성, 재무 건전성, 업종 특성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

윌리엄 오닐의 관점 역시 결국 같은 이야기다.

   “낮은 PER을 찾기보다 강하게 성장하는 기업을 찾아라.”

결국 PER은 투자 판단의 출발점일 뿐이다. 중요한 것은 현재의 숫자가 아니라 앞으로 기업의 이익이 얼마나 성장할 수 있는지, 그리고 시장의 기대가 그 성장성을 합리적으로 반영하고 있는지를 함께 살펴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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