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은 우리 몸에서 어떤 일을 할까

췌장의 위치

Liver(간), Stomach(위), Gallbladder(담낭), Duodenum(십이지장), Pancreas(췌장)의 위치

By Cancer Research UK, CC BY-SA 4.0, wikimedia commons.

우리는 심장이나 폐 같은 기관은 익숙하게 떠올리지만, 췌장(pancreas)은 평소 거의 의식하지 못한 채 살아간다. 배 깊숙한 곳, 위 뒤편에 길게 자리 잡은 췌장은 소화와 혈당 조절이라는 두 가지 중요한 기능을 동시에 담당하는 핵심 기관이다.

음식을 분해하는 효소 기관

우리가 음식을 먹으면 췌장은 곧바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췌장은 소화 효소를 만들어 관(duct)을 통해 소장으로 보내는데, 이 효소들은 단백질과 탄수화물, 지방을 몸이 흡수할 수 있는 형태로 잘게 분해한다.

특히 지방이 많은 음식은 췌장의 도움이 없으면 제대로 소화되기 어렵다. 췌장에서 나온 소화 효소는 간에서 만들어져 담낭에 저장된 담즙과 함께 작용하며, 지방 소화를 돕는다.

우리가 음식을 먹고 영양분을 흡수하는 과정 뒤에는 이런 복잡한 화학 작용이 끊임없이 이루어지고 있는 셈이다.

혈당을 조절하는 기관

췌장의 또 다른 중요한 역할은 혈당 조절이다. 식사를 하면 혈액 속 포도당 농도가 올라가는데, 이 신호를 받은 췌장은 인슐린(insulin)을 분비한다. 인슐린은 세포가 포도당을 흡수해 에너지로 사용하거나 저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

반대로 시간이 지나 혈당이 너무 낮아지면 췌장은 글루카곤(glucagon)을 분비한다. 글루카곤은 간에 저장된 당을 다시 혈액으로 방출하도록 지시해 혈당 균형을 유지한다.

이런 조절 시스템 덕분에 우리는 식사 직후 혈당이 지나치게 치솟거나, 공복 상태에서 혈당이 과도하게 떨어지는 상황을 막을 수 있다.

제1형 당뇨병과 인슐린의 문제

하지만 췌장이 항상 완벽하게 작동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인슐린이 충분히 만들어지지 않거나, 아예 생성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제1당뇨병 발생 과정을 설명하는 그림

By Manu5, CC BY-SA 4.0, wikimedia commons.

[췌장의 베타세포(분홍색 세포 덩어리)는 엑소좀(노란 점)을 분비한다.

제1형 당뇨병에서는 이 엑소좀이 수지상세포(흰색 세포)에 흡수되고,

그 정보가 T세포(보라색 세포)에 전달된다. 이후 T세포가 베타세포를

적으로  인식해 공격하면서, 인슐린을 만드는 세포가 점차 파괴된다.]

대표적인 예가 제1형 당뇨병(Type 1 diabetes)이다. 이 질환에서는 면역계가 인슐린을 만드는 췌장 베타세포를 공격한다. 그 결과 몸은 혈당을 조절하는 데 필요한 인슐린을 충분히 만들지 못하게 된다.

인슐린이 부족하면 혈당은 계속 높은 상태로 유지된다. 쉽게 피로해지고 갈증과 허기가 심해지며, 소변을 자주 보게 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장기적으로 높은 혈당은 혈관과 신경에 손상을 줄 수 있다. 뇌졸중과 심장 질환, 신장 질환, 시력 문제 위험이 높아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더 흔한 제2형 당뇨병(Type 2 diabetes)은 생활습관과 체중 증가, 인슐린 저항성(insulin resistance)과 깊은 관련이 있다. 반면 제1형 당뇨병은 주로 자가면역(autoimmune) 문제와 관련되어 있으며, 많은 경우 인슐린 치료가 필요하다.

췌장이 스스로를 손상시킬 때

췌장은 매우 강력한 소화 효소를 만든다. 문제는 이 효소가 잘못된 장소에서 활성화될 경우이다.

췌관과 담관은 십이지장으로 이어지는 부위에서 서로 가까이 연결되어 있다. 그런데 담석(gallstone)이 이 통로를 막으면 원래 소장으로 흘러가야 할 췌장액이 빠져나가지 못하게 된다. 그러면 효소가 췌장 안에서 활성화되어 조직 자체를 손상시키기 시작하는데, 이것이 급성 췌장염(acute pancreatitis)이다.

급성 췌장염은 매우 심한 복통을 유발할 수 있으며, 특히 윗배와 등 부위에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메스꺼움과 구토, 설사, 발열이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

다행히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상당수의 환자는 회복된다. 하지만 재발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지방과 당분이 많은 음식 섭취를 줄이고, 음주량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용하지만 필수적인 기관

췌장은 평소 거의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는다. 그러나 이 기관의 균형이 무너지면 소화와 혈당 조절 모두 큰 영향을 받게 된다.

우리가 음식을 먹고 에너지를 만들며 안정적인 혈당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췌장이 끊임없이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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