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족만의 특권이었던 여행
오늘날 여행은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여가 활동이다. 휴가철이면 비행기와 기차를 타고 국내외를 여행하고, 여행사에서 예약한 패키지 상품을 이용하는 것도 흔한 일이다.
하지만 19세기 초까지만 해도 여행은 전혀 달랐다. 장거리 이동은 비용이 많이 들었고, 안전하지도 않았다. 여유 있는 귀족이나 부유층만이 여행을 즐길 수 있었으며, 일반 노동자들에게 여행은 사치에 가까웠다.

토머스 쿡. 근대 대중관광의 창시자이자 여행사 ‘Thomas Cook’의 창립자.
By Unknown author, Public Domain, wikimedia commons.
이런 상황을 바꾼 사람이 바로 토머스 쿡(Thomas Cook, 1808~1892)이다. 그는 현대 관광 산업의 출발점을 만든 인물로, 흔히 ‘근대 대중관광의 아버지’라고 불린다.
금주 집회가 만든 첫 단체여행
1808년 영국에서 태어난 토머스 쿡은 침례교의 순회 전도사이자 목수였다. 그는 당시 사회문제로 떠오르던 과도한 음주를 줄이기 위한 금주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었다. 1841년, 그는 새롭게 보급되기 시작한 철도에 주목했다. 사람들을 한꺼번에 목적지까지 저렴하게 이동시킬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그는 레스터(Leicester)에서 러프버러(Loughborough)까지 약 18km를 이동하는 특별 열차를 마련해 금주 집회 참가자들을 실어 날랐다. 참가자는 570명에 달했고, 왕복 열차표와 식사까지 포함한 가격은 단 1실링이었다.
오늘날 기준으로 보면 평범한 단체여행처럼 보이지만 당시에는 매우 혁신적인 시도였다. 철도 회사와 협력해 단체 요금을 적용하고, 이동과 식사를 하나의 상품으로 묶어 판매한 것이다.
여행을 하나의 상품으로 만들다
첫 행사는 큰 성공을 거두었다. 토머스 쿡은 이후 단체여행 기획을 본격적인 사업으로 발전시켰다. 1851년에는 런던 만국박람회를 관람하기 위한 대규모 여행을 주선해 약 15만 명을 이동시켰고, 1869년에는 나일강 크루즈 여행까지 기획했다.
그가 추구한 목표는 단순히 여행을 파는 것이 아니었다. 부유층뿐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도 부담 없이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그는 교통편과 숙박, 식사 등을 하나로 묶어 판매하는 방식을 도입했는데, 이는 오늘날 패키지여행의 원형으로 평가된다.
세계 최초의 근대적 여행사
1845년 토머스 쿡은 레스터(Leicester)에서 여행업을 시작했다. 이후 사업은 빠르게 성장했고, 1865년에는 런던에 본사를 열어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했다. 아들 존 메이슨 쿡(John Mason Cook)이 경영에 참여한 뒤 회사 이름은 ‘토머스 쿡 앤드 선(Thomas Cook & Son)’으로 바뀌었으며, 1888년에는 세계 각지에 지사를 둔 세계적인 여행 기업으로 성장했다.

2015년 영국의 토머스 쿡 여행사 매장.
By Jan Hagelskamp1 – Own work, CC BY 4.0, wikimedia commons.

토머스 쿡 항공의 에어버스 A321 여객기. 2019년 그룹의 파산과 함께 운행 종료.
By Myself (Adrian Pingstone). – Own work, Public Domain, wikimedia commons.
오늘날 우리가 이용하는 여행사의 단체관광과 여행 일정 기획, 패키지 상품 등도 상당 부분 그의 사업 방식에서 출발했다고 평가된다.
오늘날 여행 문화의 출발점
물론 토머스 쿡이 여행 자체를 발명한 것은 아니다.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순례와 무역, 탐험, 유학 등 다양한 목적으로 여행을 해 왔다. 그의 가장 큰 업적은 철도를 활용한 단체여행을 체계화하고, 교통과 숙박, 식사 등을 하나의 상품으로 묶어 보다 많은 사람이 여행을 즐길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이다. 이러한 시도는 여행을 소수의 특권에서 대중의 여가 활동으로 확산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래서 오늘날 토머스 쿡은 ‘근대 대중관광의 아버지(Father of Modern Tourism)’로 불린다. 오늘날 여행사와 패키지여행, 단체관광으로 이어지는 현대 관광 산업의 뿌리는 180여 년 전 그가 기획한 작은 단체 기차여행에서 시작되었다.
참고로:
토머스 쿡이 세운 원래 회사인 토머스 쿡 그룹(Thomas Cook Group)은 2019년 파산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현재 운영되는 ‘Thomas Cook’은 브랜드와 상표권을 인수한 다른 기업이 운영하는 온라인 여행 브랜드다. 한편 ‘Thomas Cook India’는 2012년 이미 영국 본사와 분리돼 독립 경영을 시작했기 때문에, 본사의 파산과 관계없이 지금도 운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