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부브(Haboob), 도시를 집어삼키는 거대한 먼지폭풍

알제리 비스크라를 향해 밀려오는 거대한 먼지 장벽, 하부브

알제리 비스크라(Biskra)를 향해 밀려오는 거대한 먼지 장벽, 하부브(Haboob)

By Ihsane03 – Own work, CC BY-SA 4.0, wikimedia commons.

사막을 덮치는 거대한 먼지 장벽

멀리서 거대한 갈색 벽이 도시를 향해 밀려온다. 마치 영화 속 재난 장면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존재하는 기상 현상이다.

이 거대한 먼지와 모래의 장벽을 하부브(Haboob)라고 한다. 하부브는 뇌우에서 발생한 강한 하강기류가 일으키는 대규모 먼지폭풍으로, 순식간에 하늘을 뒤덮어 시야를 거의 가릴 정도의 위력을 지닌다.

‘하부브’라는 이름은 아랍어로 ‘강한 바람’을 뜻하는 하브브(habūb)에서 유래했다. 이 용어는 처음 수단 등 사하라 인접 지역에서 널리 쓰였으며, 오늘날에는 전 세계 건조한 지역에서 발생하는 이와 같은 기상 현상을 가리키는 공식 용어로 사용된다.

하부브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하부브는 대부분 강한 뇌우가 발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뇌우가 발달하면 내부에서는 강한 상승기류가 형성되지만, 빗방울이 떨어지면서 일부가 증발하면 주변 공기가 차갑고 무거워진다. 이렇게 무거워진 공기는 빠르게 지면으로 떨어지며 하강기류(Downburst)를 만든다.

이 하강기류가 건조한 지면에 부딪히면 막대한 양의 먼지와 모래를 공중으로 밀어 올린다. 그렇게 형성된 먼지 구름은 벽처럼 전방으로 퍼져 나가며 하부브가 된다.

도시를 집어삼키는 먼지의 벽

차드 아베셰 공항으로 밀려오는 먼지폭풍

아프리카 차드 아베셰 공항으로 밀려오는 먼지폭풍(하부브)

By Darcy Burbank, CC BY-SA 1.0, wikimedia commons.

하부브는 규모도 매우 크다. 이동 속도는 시속 약 50km에 달하며, 폭은 최대 100km, 높이는 수 km까지 커질 수 있다.

멀리서 보면 거대한 절벽이 다가오는 것처럼 보이며, 순식간에 도시 전체를 먼지 속에 휩싸이게 만들기도 한다. 이 때문에 차량 운전자들은 시야를 잃어 대형 교통사고를 겪을 수 있고, 공항에서는 항공기 운항이 일시 중단되기도 한다.

사하라만의 현상은 아니다

하부브는 사하라 사막에서 가장 자주 관측되지만, 특정 지역에서만 발생하는 현상은 아니다. 대표적인 발생 지역은 다음과 같다.

  • 사하라 사막과 수단
  • 중동 지역
  • 미국 애리조나주와 뉴멕시코주
  • 멕시코 북부
  • 호주 내륙

미국 텍사스주 랜섬 캐니언 인근을 향해 이동하는 하부브.

미국 텍사스주 랜섬 캐니언(Ransom Canyon) 인근을 향해 이동하는 하부브.

By Leaflet – Own work, CC BY-SA 3.0, wikimedia commons.

특히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Phoenix)에서는 여름철 몬순 시기에 대형 하부브가 자주 발생한다. 2011년에는 폭이 약 160km에 이르는 초대형 하부브가 도시를 덮쳐 전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위험하지만 자연스러운 기상 현상

하부브는 사람에게는 위험한 자연재해이지만 건조한 지역에서는 자연스러운 기상 현상이기도 하다. 하부브가 일으킨 먼지는 광물과 영양분을 먼 지역까지 운반해 토양과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거대한 먼지 장벽이 도시를 향해 밀려오는 모습은 두려움을 안겨 주지만, 동시에 자연이 만들어내는 가장 압도적인 풍경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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