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69년 7월, 아폴로 11호의 우주비행사 닐 암스트롱과 버즈 올드린이 달에 착륙했고 달 표면에는 성조기가 세워졌다. 그러나 성조기를 세웠다고 해서 달이 미국 영토가 된 것은 아니다. 인류가 달에 발을 디디기 전부터 국제사회는 우주와 천체를 특정 국가가 차지할 수 없다는 원칙을 마련해 놓고 있었다. 그렇다면 개인은 어떨까?
달은 누구의 것일까?
우주에 관한 국제법의 기본 원칙을 세운 것은 1967년 발효된 우주조약(Outer Space Treaty)이다. 정식 명칭은 ‘달과 기타 천체를 포함한 외기권의 탐색과 이용에 있어서 국가 활동을 규율하는 원칙에 관한 조약’이다.

1967년 우주조약(Outer Space Treaty) 서명식. 미국 워싱턴 D.C.
By ITU, CC BY 2.0, wikimedia commons.
우주조약 제2조는 달과 그 밖의 천체를 포함한 우주공간은 주권의 주장이나 이용·점유 또는 그 밖의 어떠한 방법으로도 국가가 전유할 수 없다고 규정한다. 어떤 나라가 달에 우주선을 보내거나 국기를 세웠다고 해서 그 지역을 자국 영토로 선언할 수 없다는 뜻이다.
제4조는 달과 그 밖의 천체를 평화적 목적으로 이용한다는 원칙을 두고 있다. 천체에 군사기지를 설치하거나 무기를 시험하고 군사훈련을 하는 것도 금지한다. 따라서 현재 국제우주법의 기본 원칙에 따르면 어느 국가도 달의 일부를 자국 영토로 전유할 수 없다.
개인이라면 달의 땅을 가질 수 있을까?
여기에서 흥미로운 문제가 생긴다. 우주조약 제2조는 국가의 전유를 명확하게 금지하지만 개인의 달 토지 소유를 같은 문장으로 직접 규정하고 있지는 않다. 이 점을 일종의 법적 틈새라고 주장한 사람들이 등장했다.
가장 유명한 사람이 미국인 데니스 호프(Dennis Hope)다. 그는 1980년 달을 비롯한 여러 천체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고 달 표면을 구획으로 나누어 판매하기 시작했다. 구매자에게는 달의 특정 지역을 소유한다는 내용의 증서도 발급했다.
호프의 논리는 단순했다. 우주조약이 국가의 소유를 금지할 뿐 개인의 소유를 명시적으로 금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소유권 주장을 유엔 등에 통보했지만 이의를 받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이를 소유권 주장의 근거로 내세웠다.
하지만 누군가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해서 소유권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우주조약 제6조는 국가가 정부기관뿐 아니라 비정부기관의 우주활동에 대해서도 국제적 책임을 지며, 비정부기관의 활동에는 해당 국가의 승인과 지속적인 감독이 필요하다고 규정한다.
따라서 돈을 내고 받은 이른바 ‘달 토지 증서’는 기념품으로서는 의미가 있을지 몰라도 지구의 부동산 등기처럼 국제적으로 인정되는 토지 소유권을 보장하는 문서라고 할 수는 없다.
달을 ‘인류 공동의 유산’으로 규정한 달 협정
우주조약 이후 달을 보다 구체적으로 다루기 위한 국제협정도 만들어졌다. 1979년 유엔 총회에서 채택된 달 협정(Moon Agreement)이 그것이다.

달 협정 참여국 현황 (초록색은 비준국, 노란색은 서명했지만 비준하지 않은 국가)
By Alinor, Svyatoslav, Jordon Kalilich, CC BY-SA 3.0, wikimedia commons.
달 협정 제11조는 달과 그 천연자원을 ‘인류 공동의 유산(common heritage of mankind)’으로 규정한다. 또한 달의 표면이나 지하, 그 일부 또는 그곳에 존재하는 천연자원이 국가나 국제기구, 비정부기관 또는 개인의 재산이 될 수 없다는 원칙을 제시한다.
달 협정은 우주조약보다 달의 소유와 자원 문제에 대해 훨씬 구체적인 원칙을 제시했다. 하지만 큰 한계가 있다. 가입국이 많지 않고 미국을 비롯한 주요 우주개발국 상당수가 당사국이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주조약처럼 보편적인 국제우주법의 틀로 자리 잡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결국 달 협정이 달과 그 자원을 인류 공동의 유산으로 규정했음에도 달 자원을 실제로 어떻게 개발하고 이용할 것인가를 둘러싼 논쟁은 계속되고 있다.
달의 땅과 달의 자원은 같은 것일까?
과거에는 ‘달의 땅을 개인이 살 수 있는가’가 흥미로운 질문이었다면 이제는 ‘달에서 실제로 채취한 자원을 누가 소유할 수 있는가’가 훨씬 현실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달에는 물을 비롯해 활용 가능성이 있는 여러 자원이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특히 달 극지방의 영구음영지역에 존재하는 얼음은 미래의 달 탐사에서 중요한 자원으로 주목받는다. 물 자체를 사용할 수 있고, 이를 수소와 산소로 분해하면 로켓 추진제 생산에 활용할 수 있으며 산소는 우주비행사의 생명유지에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새로운 법적 쟁점이 생긴다. 달의 특정 지역을 소유하는 것과 그곳에서 채취한 물이나 광물을 소유하는 것은 같은 문제일까? 미국은 둘을 구별하는 입장을 법률에 반영했다. 2015년 제정된 상업우주발사경쟁력법(U.S. Commercial Space Launch Competitiveness Act)은 미국 시민과 기업이 법에 따라 획득한 소행성 자원이나 우주자원을 소유·운송·사용·판매할 수 있도록 했다.
동시에 이 법은 미국이 천체 자체에 대한 주권이나 소유권을 주장하는 것은 아니라고 명시한다. 즉 자원이 존재하는 달의 지역을 소유하는 것과 그곳에서 채취한 자원을 소유하는 것을 구별하는 접근이다.
다만 이러한 해석이 국제적으로 완전히 합의된 것은 아니다. 달 협정은 자원 개발이 현실화될 경우 이를 관리하기 위한 국제적 체제를 마련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결국 우주자원을 누가 어떤 조건으로 이용하고 소유할 수 있는가는 여전히 국제우주법의 중요한 쟁점이다.
아르테미스 협정과 새로운 우주개발 질서
달 자원 문제가 더욱 중요해진 배경에는 다시 활발해진 달 탐사가 있다. 미국이 주도하는 아르테미스(Artemis) 프로그램은 인간을 다시 달에 보내고 장기적인 달 탐사의 기반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2022년 프랑스의 아르테미스 협정 서명 당시 참여국
By NASA, Public Domain, wikimedia commons.
이와 함께 2020년 등장한 것이 아르테미스 협정(Artemis Accords)이다. 처음에는 미국을 포함한 8개국이 서명했지만 참여국은 이후 계속 늘어났으며, 2026년 7월에는 70개국에 이르렀다.
아르테미스 협정은 평화적 탐사, 투명성, 긴급 지원, 우주물체 등록, 과학자료 공개 등의 원칙과 함께 우주자원의 채취와 이용도 다룬다. 협정 참가국들은 우주자원의 채취와 이용이 우주조약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는 입장을 취한다.
여기에서 특히 흥미로운 것이 ‘안전구역(safety zones)’ 개념이다. 어느 국가나 기관이 달의 특정 지역에서 활동할 때 다른 탐사 활동으로 인해 위험한 간섭이 발생하지 않도록 서로 정보를 제공하고 조정하자는 것이다.
안전구역이 해당 지역에 대한 영토나 소유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아르테미스 협정도 천체 각 지역에 대한 자유로운 접근이라는 우주조약의 원칙을 존중하면서 안전구역을 운영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새로운 질문이 뒤따른다. 달의 땅을 소유할 수는 없더라도 실제로 자원을 채취하고 시설을 운영하는 지역 주변에 다른 탐사자의 접근을 어느 정도 제한할 수 있다면 그 범위는 어디까지 인정해야 할까? 또 이러한 보호가 장기간 지속될 경우 사실상의 독점이나 점유로 이어지는 것은 아닐까?
달 탐사와 자원 개발이 본격화될수록 이런 문제는 국제사회가 구체적인 규칙을 마련해야 할 현실적인 문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
달의 주인은 없지만 자원의 주인은 생길 수 있을까?
현재 국제법의 기본 원칙에 따르면 어느 국가도 달의 일부를 자국 영토라고 선언할 수 없다. 개인이 달의 특정 지역을 자신의 땅이라고 선언하고 판매한다고 해서 국제적으로 인정되는 부동산 소유권이 생기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달에서 실제로 채취한 자원까지 누구도 소유할 수 없다고 단순하게 결론 내리기는 어렵다. 미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는 천체 자체를 소유하는 것과 그곳에서 채취한 자원을 소유하는 것을 구별하고 있으며, 아르테미스 협정도 우주조약의 틀 안에서 우주자원을 이용할 수 있다는 방향을 취하고 있다.
인류가 달에 거의 가지 않던 시대에는 ‘달의 땅을 살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재미있는 화젯거리에 가까웠다. 그러나 여러 국가와 민간기업이 실제 달 탐사와 자원 이용을 준비하면서 상황은 달라지고 있다.
달의 주인이 누구냐는 오래된 질문은 이제 ‘달을 누가, 어디까지 이용할 수 있는가’라는 훨씬 현실적인 질문으로 바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