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시토신(Oxytocin) ᅳ ‘사랑 호르몬’이라 불리는 물질

옥시토신이 사람 사이의 친밀함에 관여한다는 것을 드러내는 이미지

호르몬을 생물학적·사회적·생태학적 행위자로 바라보는 개념 일러스트

By Elsa Paulson, CC0, wikimedia commons.

우리 몸이 만드는 작은 화학 신호

옥시토신(oxytocin)은 사람을 비롯한 여러 동물의 몸에서 만들어지는 호르몬이자 신경전달물질이다. 뇌의 시상하부(hypothalamus)에서 합성된 뒤 뇌하수체 후엽(posterior pituitary)을 통해 혈액으로 분비되며, 뇌 안에서는 신경세포 사이의 신호 전달에도 관여한다.

옥시토신이라는 이름은 그리스어에서 유래했다. ‘빠른’을 뜻하는 옥시스(oxys)와 ‘출산’을 뜻하는 토코스(tokos)가 결합한 말로, 출산 과정에서 자궁 수축을 촉진하는 작용 때문에 이 이름이 붙었다.

1906년 영국의 생리학자 헨리 데일(Henry Dale)은 뇌하수체 추출물에서 자궁 수축을 일으키는 물질의 존재를 보고했다. 이 발견은 이후 옥시토신 연구의 출발점이 되었으며, 수십 년에 걸친 연구를 통해 화학 구조와 다양한 생리 기능이 밝혀졌다.

처음에는 출산과 수유를 돕는 호르몬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옥시토신은 분만 과정에서 자궁 수축을 촉진하고, 출산 후에는 젖샘의 근상피세포를 수축시켜 모유가 분비되도록 돕는다. 그러나 연구가 진행되면서 옥시토신은 혈액 속에서 호르몬으로 작용하는 것뿐 아니라, 뇌 안에서는 신경전달물질로 작용하며 다양한 생리 기능과 사회적 행동에 관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사랑 호르몬이라는 별명

남녀가 하늘을 보며 다정하게 나란히 누워있다.

옥시토신은 흔히 ‘사랑 호르몬(love hormone)’ 또는 ‘애착 호르몬’이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이는 부모와 아이 사이의 애착, 가까운 사람과의 친밀감, 신뢰 형성 같은 사회적 행동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옥시토신을 사람을 더 다정하고 이타적으로 만드는 ‘마법의 물질’로 이해하는 것은 지나치게 단순한 해석이다. 옥시토신은 사람의 감정을 직접 조종하거나 사랑을 만들어 내는 물질이 아니다. 옥시토신은 뇌의 여러 영역과 상호작용하며 사회적 정보를 처리하고, 다른 사람과의 관계 형성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역할을 한다.

또한 상황에 따라 신뢰와 친밀감을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도 있지만, 모든 사람에게 항상 같은 효과를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

인간관계 속에서 작용하는 작은 분자

사람의 감정은 하나의 호르몬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사랑, 신뢰, 애착 같은 감정은 기억, 경험, 환경, 그리고 뇌 속 여러 화학 작용이 함께 만들어 내는 복잡한 결과다. 옥시토신은 그 과정에 참여하는 중요한 물질 중 하나다.

작은 분자 하나가 사람을 사랑하게 만드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가 가족을 돌보고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과정에는 옥시토신이라는 작은 화학 신호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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