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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관주의라는 말의 시작
우리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좋은 결과를 기대하는 사람을 흔히 낙관적인 사람이라고 말한다. 어떤 사람은 힘든 상황에서도 희망을 찾지만, 어떤 사람은 먼저 위험과 실패를 떠올린다. 이런 차이는 단순히 마음가짐의 문제일까, 아니면 타고난 성향과도 관련이 있을까?
낙관주의(optimism)라는 말은 라틴어 optimus에서 유래했다. “가장 좋은”, “최상의”라는 의미를 가진 단어다. 이 말이 널리 알려진 것은 18세기 유럽의 철학 논쟁과 관련이 있다. 독일 철학자 라이프니츠는 우리가 사는 세계가 여러 가능한 세계 가운데 “최선의 세계”라는 낙관적인 관점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런 생각에 모두가 동의한 것은 아니었다. 프랑스 작가 볼테르는 1759년 발표한 『캉디드 혹은 낙관주의(Candide, ou l’Optimisme)』에서 현실의 고통과 불행을 외면하는 지나친 낙관론을 풍자했다. 낙관주의는 처음부터 단순한 긍정적 사고가 아니라, 인간이 세상과 미래를 어떻게 바라보는가에 대한 질문이었다.
낙관적인 성격은 어디에서 올까?
현대 과학은 낙관적인 태도가 단순히 의지만으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사람의 성향에는 유전적 요소와 환경적 경험이 함께 영향을 준다. 일부 연구에서는 사회적 유대감과 신뢰 형성에 관여하는 옥시토신(oxytocin) 시스템과 낙관성 사이의 관계를 조사했다.
옥시토신은 사람 사이의 관계 형성, 신뢰, 사회적 행동과 관련된 호르몬으로 알려져 있다. 이 호르몬의 신호를 받아들이는 수용체와 관련된 유전자 차이가 감정 처리 방식이나 스트레스 반응과 관련될 가능성이 연구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이 “낙관 유전자”가 존재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하나의 유전자가 사람의 성격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생물학적 요소와 경험이 함께 작용한다.
뇌는 미래를 어떻게 예상할까?
낙관주의는 뇌가 미래를 예측하는 방식과도 관련이 있다. 사람은 앞으로 일어날 일을 판단할 때 항상 완전히 객관적으로 계산하지 않는다. 인지신경학자 탈리 샤롯(Tali Sharot) 교수 등의 연구에 따르면 많은 사람은 자신에게 좋은 일이 일어날 가능성은 높게 보고, 나쁜 일이 일어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를 낙관 편향(optimism bias)이라고 한다.
적당한 낙관성은 어려움을 견디고 새로운 도전을 하도록 돕는다. 하지만 지나친 낙관은 위험을 과소평가하게 만들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건강 문제나 사고 가능성을 실제보다 낮게 생각하면 필요한 준비를 하지 못할 수 있다.
유전자보다 중요한 경험과 환경
타고난 성향은 분명 영향을 줄 수 있지만 그것이 우리의 생각을 완전히 결정하지는 않는다. 삶의 경험, 주변 환경, 인간관계, 반복되는 생각의 방식은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를 변화시킨다.
또 환경은 유전자의 발현 방식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같은 유전적 특징을 가지고 있어도 어떤 환경과 경험을 만나느냐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
결국 낙관주의는 태어날 때 이미 정해진 고정된 성격이라기보다, 타고난 요소와 살아가며 만들어지는 경험이 함께 만든 결과라고 볼 수 있다.
희망을 바라보는 인간의 방식
18세기 철학자들이 ‘세상이 얼마나 좋은 곳인가’를 질문했다면, 오늘날 과학자들은 ‘왜 어떤 사람은 더 긍정적으로 미래를 보는가’를 연구한다.
낙관주의는 단순한 착각도, 완전히 타고난 운명도 아니다. 우리의 뇌와 유전자, 그리고 삶의 경험이 함께 빚어내는 미래를 바라보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