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노화를 늦추는 식습관, 지중해식 식단이 주목받는 이유

지중해식 식사와 뇌기능과의 연관성을 상징적으로 형상화한 그림

지중해식 식단과 건강한 뇌 노화의 연관성을 표현한 개념도(AI 생성)

나이가 들어도 기억력과 사고력이 비교적 잘 유지되는 사람이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이러한 차이는 유전적 요인뿐 아니라 생활 습관과 건강 상태 등 여러 요소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혈액 속 영양소의 구성이 뇌 건강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연구가 발표되면서 식습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혈액과 뇌를 함께 분석한 연구

미국 네브래스카대학교 링컨 캠퍼스와 일리노이대학교 연구진은 건강한 노인의 혈액 속 영양소와 뇌 상태를 함께 분석한 결과, 뇌가 비교적 건강하게 노화한 사람들에게 공통적인 영양소 구성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2024년 국제 학술지 《npj Aging》에 발표됐다.

연구에는 65~75세의 건강한 백인 성인 100명이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채혈 전 금식한 뒤 혈액 검사를 받았으며, 연구진은 혈액 속 지방산과 카로티노이드, 비타민, 콜린 등 다양한 영양소 바이오마커를 분석했다.

참가자들은 또한 기억력과 실행 기능, 일반 인지 능력을 평가하는 인지 검사를 받았으며, MRI를 이용해 뇌의 구조와 기능도 확인했다. 연구진은 뇌 부피와 백질 상태, 뇌 영역 간 연결성, 대사 상태 등 139개의 뇌 건강 지표를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뇌가 건강한 사람들에게서 나타난 영양소 조합

연구진은 뇌 건강 지표를 바탕으로 참가자들을 상대적으로 건강한 뇌 노화 양상을 보인 집단과 그렇지 않은 집단으로 구분했다. 그 결과, 건강한 뇌 노화 집단에서는 인지 검사 결과가 전반적으로 더 우수했고, 일부 지능과 기억력, 실행 기능 평가에서도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가 확인됐다. 또한 뇌 부피와 백질 상태, 뇌 연결성 등 여러 뇌 영상 지표도 상대적으로 양호했다.

이 집단의 혈액에서는 특정 영양소가 함께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성분은 오메가-3 지방산(EPA와 알파리놀렌산), 일부 오메가-6 지방산과 단일불포화지방산, 루테인과 제아잔틴 같은 카로티노이드, 일부 비타민 E 계열 성분, 그리고 콜린 등이었다.

연구진은 특정 영양소 하나가 아니라 여러 영양소가 함께 나타나는 조합이 건강한 뇌 노화와 관련이 있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왜 지중해식 식단이 언급됐을까

이번 연구에서 참가자들이 실제로 지중해식 식단을 얼마나 충실히 따랐는지를 조사한 것은 아니다. 다만 연구에서 확인된 영양소들은 채소와 과일, 콩류, 견과류, 생선, 올리브유 등을 중심으로 하는 지중해식 식단에서 흔히 섭취되는 성분과 상당 부분 일치했다. 연구진은 이러한 점에서 지중해식 식단이 건강한 뇌 노화와 관련된 영양소를 공급하는 식사 방식일 가능성에 주목했다.

즉, 이번 연구가 보여준 것은 지중해식 식단 자체의 효과를 입증한 것이 아니라, 지중해식 식단에서 얻을 수 있는 영양소와 유사한 구성이 건강한 뇌 상태를 보인 사람들에게서 확인됐다는 사실이다.

이번 연구가 갖는 의미

이번 연구는 식습관을 직접 평가하는 대신 혈액 속 영양소를 측정하고 이를 뇌 영상 및 인지 기능과 함께 분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러한 접근은 뇌 건강과 영양의 관계를 보다 객관적으로 연구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연구진은 향후 맞춤형 영양 전략과 기능성 식품(뉴트라슈티컬) 개발에도 활용될 가능성을 제시했다.

다만 이번 연구만으로 지중해식 식단이 뇌 노화를 늦춘다고 결론 내릴 수는 없다. 연구는 한 시점의 혈액과 뇌 상태를 비교한 횡단면 연구였으며, 대상도 65~75세의 건강한 백인 성인 100명으로 제한됐다. 따라서 영양소와 뇌 건강 사이의 인과관계나 다른 연령과 인종에도 같은 결과가 적용되는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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