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정화 식물, 화분 몇 개로 정말 실내 공기를 정화할 수 있을까?

실내 공간에 놓인 산세베리아. 산세베리아는 대표적인 공기정화 식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대표적인 공기정화 식물로 알려진 산세베리아

By Forest & Kim Starr, CC BY 3.0, wikimedia commons.

집 안에 산세베리아(Dracaena trifasciata)나 스파티필룸(Spathiphyllum wallisii) 같은 식물을 두면 공기가 깨끗해진다는 이야기를 흔히 듣는다. 실제로 많은 식물이 ‘공기정화 식물’이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으며, 공기 중의 유해물질을 흡수해 실내 공기를 깨끗하게 해준다고 알려져 있다.

식물의 오염물질 제거 능력

‘공기정화 식물’이라는 말이 완전히 근거 없는 것은 아니다. 여러 실험을 통해 식물과 뿌리 주변의 배양토·미생물로 이루어진 시스템이 포름알데히드나 벤젠 같은 일부 휘발성유기화합물(VOC)을 제거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최근 연구에서도 이러한 능력 자체는 관찰된다. 2024년 Environmental Science and Pollution Research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산세베리아를 5ppm 농도의 포름알데히드에 7일 동안 노출시켰다. 그 결과 산세베리아가 포름알데히드를 제거하는 능력을 보였으며, 그 과정에서 식물의 뿌리와 잎에서 여러 생리적 변화도 나타났다.

다만 이 실험은 실제 가정이 아니라 포름알데히드 농도 등을 통제한 실험 장치에서 이루어졌다. 따라서 ‘식물이 오염물질을 제거할 수 있다’는 것과 ‘화분 몇 개가 실제 집 안의 공기를 깨끗하게 만든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실험실과 실제 집의 차이

공기정화 식물의 효과를 보여준 많은 연구는 작은 밀폐 공간인 실험용 챔버에서 이루어졌다. 일정 농도의 오염물질을 넣은 뒤 식물을 놓고 몇 시간 또는 며칠 동안 오염물질의 농도가 얼마나 감소하는지를 측정하는 방식이다.

이런 환경에서는 식물의 오염물질 제거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집은 실험용 챔버와 다르다. 실내와 외부 사이에서 공기가 계속 교환되고, 가구와 건축자재, 생활용품 등에서는 새로운 휘발성유기화합물이 방출될 수 있다. 공간의 크기 또한 실험용 챔버보다 훨씬 크다.

따라서 작은 밀폐 공간에서 측정한 식물의 오염물질 제거 능력을 그대로 실제 거실이나 사무실에 적용할 수는 없다.

공기정화에 필요한 화분의 수

실내 화분에서 자라고 있는 스파티필룸(Spathiphyllum wallisii).

대표적인 공기정화 식물로 알려진 스파티필룸

By DAR7 – Own work, CC BY-SA 4.0, wikimedia commons.

미국 드렉셀대학교의 브라이언 커밍스(Bryan E. Cummings)와 마이클 워링(Michael S. Waring)은 2019년 〈화분 식물은 실내 공기질을 개선하지 못한다: 보고된 휘발성유기화합물(VOC) 제거 효율에 대한 검토와 분석〉이라는 연구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새로운 식물 실험을 한 것이 아니라 기존에 발표된 12편의 실험 연구에서 얻은 196개의 결과를 다시 분석했다. 각 연구는 실험 조건과 측정 방법이 달랐기 때문에 연구진은 결과를 청정공기 공급률(CADR·Clean Air Delivery Rate)이라는 동일한 기준으로 환산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일반적인 건물에서 이루어지는 실내외 공기 교환과 비슷한 정도로 VOC를 제거하려면 바닥면적 1㎡당 약 10~1,000개의 식물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왔다. 일반 가정에서는 현실적으로 마련하기 어려운 수준의 식물 밀도다. 그렇다면 ‘공기정화 식물’이라는 말은 틀린 것일까?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이 연구 결과를 “식물은 공기를 전혀 정화하지 못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식물과 화분을 이루는 여러 요소가 일부 오염물질을 제거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는 실험을 통해 확인되고 있다. 2024년 산세베리아 연구에서도 통제된 실험 환경에서 포름알데히드 제거 능력이 관찰됐다.

정화 능력의 크기와 속도

일반 가정에 화분 한두 개 또는 몇 개를 놓았을 때의 오염물질 제거 속도가 실제 건물에서 일어나는 공기 교환에 비해 매우 작기 때문에 화분 몇 개만으로 실내 전체의 공기질을 의미 있는 수준으로 개선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2023년 발표된 실내 식물정화 연구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지적됐다. 작은 챔버에서 실시된 실험 결과를 실제 크기의 실내 공간에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화분과 ‘식물 공기청정기’의 차이

흥미로운 점은 최근 연구가 단순히 화분을 방 안에 놓는 방식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능동형 식물 바이오필터(active botanical biofilter)다. 팬 등을 이용해 오염된 공기를 식물의 뿌리와 배양토 쪽으로 강제로 통과시키는 방식이다.

일반 화분은 주변 공기가 식물과 접촉하기를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오염물질 제거 속도가 제한된다. 반면 능동형 시스템은 공기를 계속 식물과 배양토 쪽으로 보내기 때문에 오염물질 제거 효율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앞으로 식물을 이용한 공기정화 기술이 발전할 가능성까지 부정할 필요는 없다. 다만 이러한 장치는 우리가 흔히 집 안에 놓는 ‘화분 몇 개’와는 구별해야 한다.

공기정화 식물의 실제 효과

식물을 집 안에 두는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 녹색 식물이 주는 시각적인 즐거움이 있고, 실내 공간을 보다 편안하게 꾸미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실내 공기를 정화할 목적으로 화분 몇 개를 놓는다면 기대치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

‘공기정화 식물’이라는 이름 때문에 우리는 화분 하나가 주변의 유해물질을 계속 빨아들여 방 안의 공기를 깨끗하게 만들어주는 모습을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연구를 종합하면 결론은 조금 다르다.

식물은 공기 중의 일부 오염물질을 제거할 수 있다. 하지만 일반적인 가정에 놓는 몇 개의 화분만으로 실내 공기를 의미 있는 수준까지 정화하기는 어렵다. 공기질 개선이 목적이라면 화분 몇 개에 의존하기보다는 적절한 환기와 실내 오염원의 관리가 우선이다.

 


참고자료

  • Cummings, B. E. & Waring, M. S. (2020). Potted plants do not improve indoor air quality: a review and analysis of reported VOC removal efficiencies. Journal of Exposure Science & Environmental Epidemiology, 30, 253–261. DOI: 10.1038/s41370-019-0175-9.
  • Li, J. et al. (2024). Removal of formaldehyde from indoor air by potted Sansevieria trifasciata plants: dynamic influence of physiological traits on the process. Environmental Science and Pollution Research, 31, 62983–62996. DOI: 10.1007/s11356-024-35366-4.
  • Matheson, S., Fleck, R., Irga, P. J. & Torpy, F. R. (2023). Phytoremediation for the indoor environment: a state-of-the-art review. Reviews in Environmental Science and Bio/Technology, 22, 249–280. DOI: 10.1007/s11157-023-096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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