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왜 ‘굴’일까? “The world is your oyster”의 뜻과 유래

굴 속에 든 진주

세상은 너의 굴이다

“The world is your oyster.” 이 표현을 직역하면 ‘세상은 너의 굴이다’라는 다소 이상한 문장이 된다. 세상과 굴이 도대체 무슨 관계가 있다는 것일까?

오늘날 이 표현은 ‘세상에는 네가 잡을 수 있는 기회가 얼마든지 있다’, ‘네 앞에는 수많은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뜻으로 사용된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거나 앞날에 여러 선택지가 있는 사람에게 건네는 격려의 말이다.

그런데 이 표현의 뿌리를 찾아가면 400여 년 전 윌리엄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의 희극 한 장면에 도착한다.

셰익스피어의 ‘세상이라는 굴’

이 표현의 기원은 셰익스피어의 희극 《윈저의 즐거운 아낙네들(The Merry Wives of Windsor)》에서 찾을 수 있다. 이 극의 2막 2장에서 팔스타프(Falstaff)는 피스톨(Pistol)에게 돈을 빌려주지 않겠다고 말한다. 그러자 피스톨이 이렇게 대답한다.

Falstaff: I will not lend thee a penny.
Pistol: Why then, the world’s mine oyster, which I with sword will open.

팔스타프: 나는 자네에게 한 푼도 빌려주지 않겠네.
피스톨: 그렇다면 세상은 내 굴이지. 그 굴을 내가 칼로 열어버리겠어.

오늘날의 ‘The world is your oyster’는 바로 이 피스톨의 대사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The world’s mine oyster’는 무슨 뜻일까?

셰익스피어의 원문은 현대 영어에 익숙한 사람에게 조금 낯설다. 먼저 the world’s의 ‘s는 소유격이 아니라 is의 축약형이다

그리고 mine은 ‘광산’이나 ‘채굴하다’라는 뜻이 아니라 오늘날의 my에 해당하는 옛 소유 표현이다. 셰익스피어 시대의 영어에서는 특히 모음으로 시작하는 명사 앞에서 my 대신 mine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었다.

이어지는 which I with sword will open에서 which는 앞의 oyster를 가리킨다. 현대적인 어순으로 바꾸면 which I will open with a sword, 즉 ‘그리고 나는 그 굴을 칼로 열겠다’는 뜻이다. 결국 셰익스피어의 문장을 현대 영어로 풀어 쓰면 매우 간단하다.

The world is my oyster, which I will open with a sword.

(세상은 나의 굴이고, 나는 그 굴을 칼로 열겠다.)

그런데 왜 하필 굴일까?

여기서 이 표현의 재미있는 부분이 드러난다. 오늘날 이 문장을 설명할 때 흔히 ‘굴 속의 진주’가 등장한다. 굴을 열어 귀중한 진주를 발견하듯 세상에서도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와 성공을 발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셰익스피어의 원문에는 진주(pearl)가 등장하지 않는다. 따라서 셰익스피어가 처음부터 ‘세상이라는 굴에서 진주와 같은 기회를 찾아라’라는 낭만적인 의미로 이 말을 사용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오히려 원래 장면에는 힘을 써서라도 원하는 것을 얻어내겠다는 거칠고 위협적인 분위기가 깔려 있다. 굴은 단단한 껍데기로 닫혀 있지만 그것을 열면 안에 있는 것을 얻을 수 있다. 피스톨은 바로 그 이미지를 세상에 적용하고, 심지어 그것을 칼로 열겠다고 말한 것이다.

칼로 열던 굴에서 가능성의 세계로

시간이 흐르면서 피스톨의 대사가 놓여 있던 구체적인 상황과 거친 분위기는 사라지고, 이 표현은 ‘세상은 자신에게 열려 있으며 그 안에서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는 비유로 자리 잡았다.

오늘날에는 특히 상대방의 미래와 가능성을 격려할 때 이 표현이 널리 사용된다. 예를 들어 새로운 출발을 앞둔 사람에게

You’re young and talented. The world is your oyster.

라고 한다면, 이는 ‘너는 젊고 재능도 있어. 네 앞에는 수많은 기회가 열려 있어.’ 정도의 의미일 것이다. 400여 년 전 셰익스피어의 무대에서는 피스톨이 칼을 들고 열겠다고 했던 ‘세상이라는 굴’이 오늘날에는 ‘앞에 펼쳐진 기회와 가능성의 세계’를 뜻하게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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