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쿄역에서 판매 중인 도쿄바나나(2018년 촬영)
By Michael Ocampo from United States, CC BY 2.0, wikimedia commons.
도쿄역이나 하네다공항의 기념품 매장을 지나가다 보면 유난히 눈에 띄는 노란색 상자가 있다. 여행객들이 줄지어 구입하는 이 과자의 이름은 도쿄바나나(東京ばな奈). 1991년 처음 출시된 이후 지금까지 30년 넘게 도쿄를 대표하는 기념 과자로 사랑받고 있다. 단순히 맛있는 과자라서일까? 도쿄바나나의 성공에는 일본의 여행 문화와 브랜드 전략이 함께 녹아 있다.
도쿄바나나는 어떤 과자일까
도쿄바나나는 바나나 모양의 폭신한 스펀지 케이크 안에 바나나 커스터드 크림을 넣은 디저트다. 바나나가 통째로 들어 있는 것은 아니며, 바나나 퓌레를 넣은 커스터드 크림을 촉촉한 스펀지로 감싼 것이 특징이다.

폭신한 스펀지 속에 바나나 커스터드 크림을 채운 부드러운 디저트
By 毒島みるく – Own work, CC0, wikimedia commons.
폭신한 스펀지와 매끄러운 크림이 어우러져 식감이 부드럽고, 바나나의 달콤한 풍미가 은은하게 느껴진다.
이름에도 의미가 담겨 있다
브랜드 이름은 일반적인 가타카나 ‘바나나(バナナ)’가 아니라 ‘도쿄바나나(東京ばな奈)’라고 표기한다. 마지막 글자를 당시 여자아이 이름에 자주 쓰이던 한자 ‘奈’로 바꾼 것이 특징으로, 친근하게 불리는 브랜드가 되기를 바라는 뜻을 담고 있다.

대표 제품인 ‘도쿄바나나 「찾았다」'(도쿄바나나 미이쓰케탓)
By 広瀬川 – Own work, Public Domain, wikimedia commons.
현재는 ‘도쿄바나나 「찾았다」(東京ばな奈「見ぃつけたっ」)’가 대표 제품으로 가장 널리 알려져 있다.
도쿄를 대표하는 기념 과자를 만들다
도쿄바나나는 1991년 그레이프스톤(Grapestone)이 개발·출시한 제품으로, 긴노부도(銀のぶどう) 브랜드를 통해 처음 선보였다. 당시 개발진은 공항과 철도역에서 판매할 새로운 기념 과자를 구상했다. 목표는 도쿄를 대표하는 과자를 만드는 것이었다.
바나나가 선택된 이유도 흥미롭다. 당시 바나나는 많은 사람에게 친숙하면서도 특별한 이미지를 가진 과일이었다.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달콤한 맛을 활용해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디저트를 만들고자 했다.
오미야게 문화가 인기의 밑바탕이 되다
도쿄바나나가 꾸준히 사랑받는 이유는 맛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일본에는 여행을 다녀오면서 가족이나 친구, 직장 동료에게 선물을 전하는 오미야게(お土産) 문화가 깊게 자리 잡고 있다.

도쿄 여행 선물로 인기 있는 도쿄바나나
By M&A – Own work, CC BY-SA 4.0, wikimedia commons.
도쿄바나나는 이러한 문화에 잘 맞도록 설계됐다. 개별 포장으로 나누어 주기 쉽고, 상자가 튼튼해 이동 중에도 모양이 쉽게 망가지지 않는다. 유통기한도 여행을 마치고 선물하기에 적당해 여행객들의 선택을 받았다.
도쿄역과 공항처럼 많은 사람이 오가는 장소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다는 점도 인기의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다.
오랫동안 사랑받는 이유

2005년 출시된 ‘도쿄바나나의 쿠로베에(黒ベエ)’ 패키지. 현재는 단종됐다.
By Kattin – Own work, CC BY-SA 3.0, wikimedia commons.
도쿄바나나는 단순히 달콤한 과자가 아니다. ‘도쿄를 대표하는 기념 과자’라는 분명한 목표 아래 탄생했으며, 일본의 오미야게 문화와 여행 환경에 맞춰 발전해 왔다. 여기에 계절 한정판과 캐릭터 협업 제품을 꾸준히 선보이며 기존 대표 제품의 인기를 유지하는 동시에 새로운 소비층도 확보했다.
30년이 넘는 시간이 흐른 지금도 도쿄바나나는 여행객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도쿄의 기념 과자 가운데 하나다. 맛뿐 아니라 여행의 추억을 함께 전하는 선물이라는 상징성을 갖추면서, 도쿄를 대표하는 오미야게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