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 가격은 그대로, 내용물은 줄어든다

늘 사던 과자나 시리얼의 가격은 그대로인데 어느 순간 내용물이 줄어 있다. 이처럼 제품 가격을 유지하면서 중량·용량·개수를 줄이는 방식을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이라고 한다. ‘줄어들다’를 뜻하는 영어 shrink와 ‘물가 상승’을 뜻하는 inflation을 합친 말이다. 소비자는 같은 돈을 내고도 이전보다 적은 양을 받게 된다.

누가 붙인 이름일까?

오늘날의 의미로 이 용어를 사용한 인물로는 경제학자 피파 맘그렌(Pippa Malmgren)이 주로 거론된다. 조지 W. 부시(George W. Bush) 미국 대통령의 경제 자문을 지낸 그는 2020년 인터뷰에서 시리얼처럼 제품의 양이 줄어드는 현상에 이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이 말을 떠올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를 비용이 상승하는 상황에서 제조업체가 수익성을 지키려는 움직임으로 해석했다.

다만 단어 자체에는 앞선 사용례가 있다. 경제사학자 브라이언 도미트로비치(Brian Domitrovic)도 2009년에 슈링크플레이션이라는 말을 사용했지만, 당시에는 경제 위축과 높은 물가 상승이 함께 나타나는 상황을 가리켰다. 따라서 단어의 이전 사용과 현재의 제품 용량 감소라는 의미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슈링크플레이션은 누군가 새롭게 제안한 경제 이론이라기보다, 제품의 양을 줄여 사실상 가격을 올리는 관행에 붙인 이름이다.

양이 10% 줄면 가격도 10% 오른 셈일까?

예로 제시한 영국의 커피메이트. 가격과 포장은 그대로, 내용량은 500g에서 450g으로 감소했다.

영국의 커피메이트. 가격과 포장은 그대로, 내용량은 500g에서 450g으로 감소.

By Electro Mechanic812291, CC0, wikimedia commons.

사진 속 커피메이트의 가격이 5,000원으로 유지된다고 가정해 보자. 내용량이 500그램에서 450그램으로 줄면 양은 10% 감소하지만, 100그램당 가격은 1,000원에서 약 1,111원으로 오른다. 같은 양을 기준으로 보면 가격이 약 11.1% 상승한 셈이다

가격 변화를 100g 기준으로 비교한 산식

줄어든 양의 비율과 실질적인 가격 상승률은 같지 않다. 가격표에 적힌 금액만 보면 변화가 없지만, 같은 양을 기준으로 비교하면 얼마나 비싸졌는지 드러난다.

가격표보다 단위가격

슈링크플레이션을 확인하려면 포장에 표시된 내용량과 단위가격(unit price)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 식품은 100그램당 또는 100밀리리터당 가격을, 개수로 판매하는 제품은 한 개당 가격을 비교하면 된다.

포장 크기만으로 판단해서도 안 된다. 포장이 작아져도 내용량과 가격이 같다면 슈링크플레이션이 아니다. 반대로 포장은 그대로인데 내용량이 줄고 가격이 유지된다면 이에 해당한다.

구매할 때 확인해야 할 것은 제품 하나의 가격뿐 아니라 그 돈으로 실제 얼마나 살 수 있는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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