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탕카멘(Tutankhamun)의 저주’에 근거는 있을까

투탕카멘 마스크

카이로 이집트 박물관에 전시된 투탕카멘의 황금 사망 가면

By en:User:MykReeve, CC BY-SA 3.0, wikimedia commons.

고대 이집트 파라오 투탕카멘(Tutankhamun)의 무덤을 둘러싼 ‘저주’ 이야기는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역사 기록과 과학적 검토를 거치면, 이 주장은 사실로 뒷받침되기 어렵다.

발견과 논란의 시작

투탕카멘의 무덤(KV62)은 1922년 고고학자 하워드 카터(Howard Carter)에 의해 발굴되었다. 무덤 개봉 이후 몇 년 사이, 발굴에 관여했던 일부 인물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며 언론은 이를 하나의 이야기로 엮기 시작했다.

특히 발굴을 후원했던 카나본 경(Lord Carnarvon)의 사망은 ‘파라오의 저주’라는 표현을 확산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사망 사례의 실제 모습

발굴과 연구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인물은 수십 명에 이른다. 그중 다수는 장수했고, 발굴 책임자였던 하워드 카터도 무덤 발견 후 17년이 지난 1939년, 64세로 사망했다. 관련 인물 전체를 기준으로 보면 사망률이 동시대 평균보다 높다고 볼 근거는 없다. 저주설은 일부 사례를 선택적으로 묶은 해석에 가깝다.

의학적·환경적 설명

카나본 경의 사망 원인은 비교적 명확하다. 모기 물림으로 생긴 상처가 감염으로 이어졌고, 당시 의료 환경에서는 패혈증으로 악화될 가능성이 컸다.

그 밖에 제기된 설명으로는 다음이 있다.

  • 밀폐된 무덤 내부의 곰팡이 포자 흡입
  • 고대 방부 처리에 사용된 자극성 물질
  • 사막 환경과 장기 체류로 인한 건강 악화

이들은 모두 일반적인 환경적 위험 요인으로 설명 가능한 범주에 속한다.

고대 이집트 문헌의 관점

투탕카멘의 무덤 내부

고대 이집트 제18왕조의 파라오 투탕카멘(Tutankhamun)무덤(KV62)

By ولاء – Own work, Public Domain, wikimedia commons.

투탕카멘의 무덤에서는 침입자를 위협하는 명시적 ‘저주 문구’가 확인되지 않았다. 일부 왕묘에 상징적 경고가 등장하긴 하지만, KV62에서 같은 요소는 발견되지 않았다. 이는 저주설이 후대의 해석과 서사에 의해 강화되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언론이 만든 서사

1920년대는 이집트 문명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극도로 높던 시기였다. 고대와 죽음, 미스터리를 결합한 이야기는 기사 가치가 컸고, 개별 사건은 하나의 극적인 서사로 재구성되었다. ‘저주’는 사실의 공백을 채우는 설명이 아니라, 이야기를 완성하는 장치로 기능했다.

마무리하며

투탕카멘의 저주를 뒷받침하는 역사적·과학적 근거는 없다. 사망 사례는 통계적으로 예외적이지 않으며, 의학적·환경적 요인으로 설명 가능하다. 이 이야기는 고대 이집트의 신비라기보다 우연을 의미로 엮는 인간 인식의 특성을 보여주는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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