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톤헨지(stonehenge), 시간 위에 세운 원형의 퍼즐

솔즈베리평원 스톤헨지

솔즈베리평원의 스톤헨지 (이미지 출처: 픽사베이)

간단한 개요

영국 윌트셔주 솔즈베리 평원에 위치한 스톤헨지는 선사시대에 건설된 거석 구조물로, 수천 년 전부터 지금까지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인류의 유산이다. 직경 약 33m의 원형 구조로 세워진 거대한 사암(sarsen stone)과 내부의 작은 푸른 돌(bluestone)로 이루어져 있으며, 일부는 상부 구조물까지 갖춘 독특한 형식을 지닌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으며, 그 존재 자체가 고고학·천문학·민속학의 교차점에 있다.

스톤헨지, 대표 해석 몇 가지

의식 공간설

스톤헨지는 태양의 이동방향에 맞춰 정렬되어 있다는 점에서 종교의식이 행해졌던 장소였을 것이라는 해석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특히 하지·동지 때의 해돋이와 해넘이 방향과 정확히 맞물리는 구조로 인해 태양신 숭배 또는 주기적인 제사 공간으로 쓰이지 않았을까 하는 주장이다.

천문 관측소설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중반까지 스톤헨지를 원시 천문대로 보는 시각이 지지를 얻었다. 스톤헨지의 구조와 배열이 태양, 달, 별자리의 움직임과 연결된다는 점에서 달력 기능 또는 천체 주기를 추적하는 관측소로 쓰였다는 해석이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관측 정확도가 의문시되고 있으며, 상징적 의미와 실용 목적을 함께 고려하는 관점이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

무덤 및 조상 숭배설

스톤헨지 주변에서 인골과 유골이 다수 발견되면서, 이곳이 단순한 의식 공간이 아니라 선조들을 기리는 무덤 또는 위령지 역할을 했다는 해석도 존재한다. 초기에는 작은 푸른 돌들이 중심에 배치되어 있었고, 이후 거대한 사암 구조가 추가되었기 때문에 사용 목적이 시대에 따라 바뀌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스톤헨지 블루스톤

스톤헨지 내부의 작은 푸른 돌들(이미지 출처: PxHere)

치유의 장소설

푸른 돌(bluestone)이 치유능력을 지녔다고 믿었던 켈트 신앙을 토대로, 스톤헨지가 병자들이 순례하던 치료공간이었다는 주장도 있다. 이 이론은 비교적 최근에 부각되었으며, 푸른 돌의 출처가 웨일스 남부라는 점과도 연결된다. 하지만 고고학적으로 결정적인 치유행위의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사회통합 또는 권위 과시설

가장 현대적인 해석 중 하나는 스톤헨지를 공공사업이자 정치적 상징으로 보는 시각이다. 이 구조물은 방대한 노동력을 필요로 했기 때문에, 집단의 단결이나 지배 계층의 권위를 시각화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건설 그 자체’가 메시지였다는 해석이다.

스톤헨지의 돌, 그 유래와 이동 경로

가장 큰 돌은 대략 22톤에 달하며, 일부는 300km 넘는 거리에서 가져온 것으로 밝혀졌다. 가장 널리 알려진 두 가지 가설은 다음과 같다:

• 빙하 이동설: 빙하기에 빙하가 운반해 이곳에 남겼다는 자연지형설

• 인간 운반설: 나무 굴림대, 썰매, 물길 등을 이용해 이동했다는 실용설

현재 고고학자들은 인간 운반설에 더 무게를 두고 있으며, 실제로 돌이 지나온 경로와 거점 지역에서 유물 흔적이 발견되기도 했다.

해석의 한계와 유보된 결론

스톤헨지는 수많은 연구와 해석에도 불구하고 결정적인 문헌 기록이 없다는 점에서 해석이 늘 가설 수준에 머문다. 또 건축시기가 대략 기원전 3000년~기원전 2000년 사이로 길게 분산되어 있어 한 시기의 기능만으로 전체를 설명하기 어렵다. 유적의 일부는 사라졌거나 후대에 훼손되었고, 문화적 맥락이 단절된 상태에서 그 의미를 재구성하는 일은 근본적으로 한계를 가진다.

스톤헨지는 해석의 유적

스톤헨지는 지금까지 수많은 설명이 제시된 채로 다양한 해석이 공존하는 유적이다. 결정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해석은 없지만 그 자체가 인류가 무엇을 기억하고 남기려 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구조물이다.

해석이 풍부하다는 것은 오히려 그만큼 사람들이 이 유적을 ‘이해하려는 욕망’을 꾸준히 투사해 왔다는 증거다. 그런 의미에서 스톤헨지는 단순한 고대 유물이 아니라 지금도 해석되고 있는 ‘살아 있는 유적’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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