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 레위니옹(La Réunion)의 전설: 라 뷔즈(La Buse)의 숨겨진 보물

라 레위니오의 위치

인도양의 푸른 물결 속에 자리한 화산섬, ‘라 레위니옹(La Réunion)’. 마다가스카르 동쪽에 위치한 작고 아름다운 이 섬은 수백 년 동안 전해 내려오는 전설로 인해 신비로운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다. 이 전설의 주인공은 18세기 초 악명 높았던 프랑스 해적 올리비에 르 바소(Olivier Le Vasseur)다. 그는 ‘라 뷔즈(La Buse)’라는 별명으로도 불렸는데, 이 말은 ‘말똥가리’라는 새를 의미한다.

 

전설이 된 습격

1720년 4월 26일, 라 뷔즈는 자신의 배 ‘Victory’와 280명의 선원을 이끌고 인도양을 항해하던 거대한 갤리온선 ‘Nossa Senhora do Cabo e São Pedro’를 습격했다. 이 포르투갈 갤리온선은 금과 은, 보석, 그리고 희귀한 물건들로 가득 찬 보물 창고나 다름없었다. 특히, 이 배의 화물 문서가 남아 있었기에, 전문가들은 약탈한 보물의 가치를 추정할 수 있었다. 일부 출처에 따르면 이 보물의 가치는 약 10억 달러에서 14억 달러로 추정된다.

라 뷔즈는 그 막대한 보물을 숨기기 위해 라 레위니옹의 깊은 숲과 험난한 화산 지형을 선택했다. 섬 내부는 울창한 밀림과 가파른 절벽이 이어져 있어, 숨기기에는 완벽하지만 찾기에는 악몽 같은 장소였다. 수백 년 동안 수많은 탐험가와 보물 사냥꾼들이 그 땅을 파헤쳤으나 아무도 보물을 찾지 못했다.

최후의 순간과 암호문

바소의 암호문

올리비에르 르 바소의 암호문 (출처: 프랑스 국립도서관)

1730년, 라 뷔즈는 결국 체포되어 라 레위니옹에서 교수형을 선고받았다. 그의 최후의 순간은 전설로 남았다. 밧줄이 목에 걸린 채 그는 군중을 향해 수수께끼 같은 행동을 했다. 암호문이 적힌 두루마리를 손에 들고 이렇게 외쳤다.

“보물을 원하는가? 그럼 가져가라. 내 보물은 이것을 이해하는 자의 것이다.”

그가 군중에게 던진 두루마리는 이후 몇 년이 지나서야 다시 세상에 나타났다. 두루마리에는 복잡한 암호(Kryptogramm)가 적혀 있었으며, 그 구조는 프리메이슨(Freemason)의 암호와 매우 흡사했다.

해독이 시도되었으나 해독된 단어들은 의미를 형성하지 못했고, 오히려 더 큰 혼란만 남겼다. 일부 단어는 명확하게 해독되었지만, 전체 문장은 이해할 수 없는 조합이었다. 문법적 구조도 맞지 않았고, 단어 배열도 특별한 의미를 형성하지 못했다.

많은 암호학자들이 해독에 도전했지만 몇몇 해독된 내용은 “절벽 너머의 섬”, “비밀의 문”, “일곱 개의 별이 비추는 곳”처럼 추상적인 문구들뿐이었다. 그 문구들이 구체적인 장소를 가리키는지, 아니면 단순한 은유에 불과한 건지는 지금까지도 논란이 된다.

끝나지 않은 탐험의 역사

1948년, 영국 출신의 탐험가 레지널드 크루즈-윌킨스(Reginald Cruise-Wilkins)는 세이셸에 정착한 후, 라 뷔즈(Olivier Levasseur)의 보물을 찾기 위해 평생을 바쳤다. 그는 라 뷔즈의 암호문이 단순한 텍스트가 아니라 고대 이집트 신화와 별자리 배열을 바탕으로 설계되었다고 믿었다. 실제로 암호문에는 고대 상징과 지도 같은 형상들이 포함되어 있었으며, 이것이 보물의 위치를 지시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의 평생에 걸친 노력에도 불구하고 보물은 발견되지 않았다.

현대에도 라 레위니옹에서는 탐사작업이 계속되고 있다. 현지 정부는 무분별한 발굴을 막기 위해 특정 구역을 보호하고 있지만, 탐험가들의 열정은 식지 않았다. 최근에는 드론 탐사와 3D 지형 스캔 기술이 도입되며, 보물이 숨겨져 있을 법한 지점들을 정밀하게 조사하고 있다. 탐사기술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라 뷔즈의 보물은 여전히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라 레위니옹의 북부

‘Le Beau Pays(아름다운 지역)’라 불리는 라 레위니옹의 북부 모습.

By Oti nord, CC BY-SA 3.0, https://commons.wikimedia.org/w/index.php?curid=16029731

라 뷔즈의 마지막 말, 그리고 끝나지 않은 이야기

라 뷔즈의 마지막 말은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그는 교수형에 오르며 “내가 여기에 숨긴 것으로 이 섬 전체를 살 수 있다”고 외쳤다고 전해진다. 그 발언이 단순한 허세였을지, 아니면 숨겨진 진실을 암시한 것일지에 대한 논란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그가 남긴 암호문은 단순한 종이 조각이 아니다. 3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사람들의 꿈과 탐험을 자극해온 끝나지 않은 미스터리다. 보물의 행방은 여전히 수수께끼로 남아 있지만, 오늘도 누군가는 라 레위니옹의 깊은 숲 속에서 그 단서를 찾아 땅을 파헤치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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