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알베크(Baalbek): 고대 거석 건축의 미스터리

레바논 바알베크 신전 단지 중앙 광장 ‘대정원’의 전경을 다음 파노라마 뷰

레바논 바알베크 신전 단지 중앙 광장 ‘대정원’의 전경

By Eusebius – Own work, CC BY 3.0, wikimedia commons.

레바논 동부의 도시 바알베크(Baalbek)에는 고대 세계에서도 유난히 거대한 건축 유적이 남아 있다. 로마 시대 신전 단지로 알려진 이곳은 웅장한 기둥과 정교한 석조 구조로 유명하다. 그러나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것은 무엇보다도 상상을 넘어서는 규모의 거대한 돌이다. 고대인은 어떻게 이런 돌을 옮기고 쌓을 수 있었을까. 이 질문 때문에 바알베크는 오늘날까지 고대 건축의 미스터리로 자주 언급된다.

거대한 신전 도시

바알베크는 고대 페니키아 문화권의 성지였으며, 이후 그리스와 로마의 지배를 거치면서 거대한 신전 도시로 발전했다. 로마 제국은 이곳을 헬리오폴리스(태양의 도시)라 부르며 대규모 신전을 건설했다. 대표적인 건축물로는 바알베크의 주피터 신전, 바알베크의 바쿠스 신전, 그리고 바알베크의 비너스 신전이 있다.

레바논 바알베크의 신전 유적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레바논 바알베크의 주피터 신전 유적(유네스코 세계유산)

By © Vyacheslav Argenberg, CC BY 4.0, wikimedia commons.

특히 주피터 신전은 로마 제국에서 가장 거대한 신전 가운데 하나로 알려져 있다. 기둥의 높이는 약 30미터, 지름은 거의 2.5미터에 달하며 고전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기둥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지금도 여섯 개의 기둥이 남아 당시 건축의 압도적인 규모를 보여 준다.

그러나 더 큰 관심을 끄는 것은 신전 자체보다 그 아래에 놓인 거대한 기단, 즉 초대형 석재 구조이다.

트릴리톤: 세 개의 초거대 석재

바알베크의 주피터 신전 기단 서쪽 면에는 ‘트릴리톤(Trilithon)’이라 불리는 세 개의 초대형 석재가 나란히 놓여 있다.

바알베크 주피터 신전 서쪽벽 기단의 세 개 거석 구조도

바알베크 주피터 신전 기단의 세 개 거석 ‘트릴리톤’ 구조도

By Brattarb – Own work, CC BY-SA 3.0, wikimedia commons.

각 석재는 길이 약 19미터에 이르며 높이와 폭도 각각 약 4미터 안팎에 달해 거의 정사각형에 가까운 단면을 이루고 있다. 무게는 대략 700~800톤으로 추정된다. 이 거대한 돌들은 정교하게 다듬어진 상태로 정확히 맞물려 있다.

바알베크 주피터 신전 기단 서쪽 면의 트릴리톤 거석의 일부 모습

바알베크 주피터 신전 기단 서쪽 면의 트릴리톤 거석

By Lodo27 from Moscow – Own work, CC BY-SA 3.0, wikimedia commons.

이 규모는 고대 건축에서 매우 이례적이다. 이집트 피라미드나 다른 고대 유적에도 거대한 돌이 사용되었지만, 바알베크의 석재는 그 가운데에서도 특히 거대한 사례로 꼽힌다.

채석장에 남아 있는 더 거대한 돌

흥미로운 사실은 신전에 사용된 돌보다 더 거대한 돌이 채석장에 그대로 남아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것이 임산부의 돌(Stone of the Pregnant Woman)이라 불리는 거대한 석재이다.

바알베크 채석장에 있는 초대형 미완성 거석 ‘임산부의 돌’ 모습

바알베크 채석장의 초대형 미완성 거석 ‘임산부의 돌’

By Matson Collection, Public Domain, wikimedia commons.

이 돌은 길이가 약 20.7미터에 이르며, 무게도 1000톤에 가까운 것으로 추정된다. 채석장에서 거의 완성된 형태로 남아 있기 때문에, 고대 건축 과정의 흔적을 보여 주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하지만 동시에 또 하나의 질문을 던진다. 굳이 왜 이렇게 거대한 돌을 사용하려 했을까.

거석 운반의 수수께끼

고고학자들은 바알베크의 거대한 석재를 운반하기 위해 여러 현실적인 방법이 사용되었을 것으로 본다. 대표적으로는 경사로를 만들어 돌을 이동시키는 방식, 목재 롤러와 지렛대를 이용해 조금씩 밀어 옮기는 방식, 그리고 대규모 노동력을 동원하는 방법 등이 제시된다.

이러한 기술은 실제로 고대 이집트와 로마에서도 사용된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이론적으로는 충분히 가능한 설명이다.

미스터리와 상상력

그러나 바알베크의 경우 석재의 규모가 워낙 거대하기 때문에 이러한 방법만으로 모든 과정을 설명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연구자들은 로마 시대 이전에 이미 거대한 기단 구조가 존재했으며, 로마인들은 그 위에 신전을 세웠을 가능성도 제기한다.

이처럼 완전히 설명되지 않는 부분 때문에 바알베크의 거대한 석재는 오래전부터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해 왔다. 잃어버린 고대 문명의 기술이나 거대한 기계 장치, 심지어 외계 문명이 관여했다는 주장까지 등장했다. 물론 이러한 가설들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지만 한 가지 사실만은 분명하다. 바알베크의 규모는 오늘날의 눈으로 보아도 놀라울 만큼 압도적이라는 점이다.

거대한 돌이 남긴 질문

고대 건축은 종종 기술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그것은 권력과 종교, 그리고 인간의 집단적 능력을 보여 주는 상징이기도 하다.

바알베크의 거대한 돌은 아직 완전히 설명되지 않은 부분을 남겨 두고 있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도 있다. 수천 년 전 사람들 역시 오늘날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대담하고 거대한 건축을 시도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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