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이엔슈테판 양조장(Weihenstephan Brewery)
By Pahu, CC BY-SA 3.0, wikimedia commons.
독일 바이에른 주 프라이징(Freising)에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진 맥주 양조장이 있다. 바로 바이엔슈테판 양조장(Weihenstephan Brewery)이다. 이곳에는 수도원에서 시작된 긴 양조의 역사와 노하우가 축적되어 있다.
수도원에서 시작된 맥주의 역사

바이엔슈테판 헤페 바이젠 맥주병(0.5리터)
By Pansebert – Own work, CC0, wikimedia commons.
이야기는 중세보다 더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8세기 무렵, 이 지역의 수도사들은 이미 홉을 재배하며 맥주 생산의 기초를 다지고 있었다.
이후 1040년, 공식적인 양조 허가를 받으면서 기록상 ‘맥주를 생산하고 판매한 양조장’으로 자리 잡게 된다. 이 시점이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전통의 출발점으로 여겨진다.
수도원은 단순한 종교 공간이 아니었다. 넓은 토지와 식재료, 그리고 시간을 바탕으로 식품을 보존하고 가공하는 기술이 발전했다. 맥주 역시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발전한 산물이었다.
교육 기관으로 이어진 전통
바이헨슈테판 양조장의 양조실(Sudhaus, 브루하우스)에 설치된 대형 양조솥
By Bernt Rostad from Oslo, Norway, CC BY 2.0, wikimedia commons.
(이 양조실은 완전히 자동화되어 있으며 하루에 6번의 양조가 가능하다.
한 번의 양조에는 약 5,000kg의 맥아가 사용되며,
최대 약 300헥토리터의 맥즙(wort)을 생산할 수 있다.)
19세기에 들어서면서 수도원은 큰 변화를 겪는다. 베네딕트 수도원이 해체되면서 더 이상 종교 기관의 소유가 아닌 바이에른 주가 운영하는 국영 양조장으로 전환되었다.
이후 이곳은 농업 교육 기관으로 활용되기 시작했고, 양조 기술 교육의 중심지로 발전해 나갔다. 양조장과 교육 기관이 점차 확대되면서 1919년에는 농업 및 양조 대학으로 재편되었고, 1930년에는 뮌헨 공과대학교(Technical University of Munich, TUM)에 통합되었다. 오늘날의 바이엔슈테판은 주정부 소유의 공공 양조장이자 동시에 양조 교육의 중심지라는 성격을 함께 지니고 있다.
현재 기네스북에 ‘현존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양조장’으로 등재되어 있으며, 오늘날에도 수많은 양조 전문가들이 이곳에서 교육을 받고 있다
그 자리를 넘보는 경쟁자

니더바이에른 지역 도나우 강변 켈하임 벨텐부르크에 위치한 베네딕트회 수도원
By SimonWaldherr – Own work, CC BY-SA 4.0, wikimedia commons.
실제로 이 타이틀을 두고 경쟁하는 곳도 존재한다. 독일의 벨텐부르크 수도원 양조장(Weltenburg Abbey Brewery)이다. 이곳 역시 11세기 초(1050년경)부터 맥주를 생산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자신들이 더 오래된 전통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 주장은 바이엔슈테판 양조장이 세속화를 거쳐 주정부 소유 양조장이 된 반면, 벨텐부르크는 지금도 수도원이 직접 운영하는 양조장이라는 점에 근거한다. 즉, 단순히 “누가 더 오래됐는가”를 넘어 전통의 형태 자체에 대한 정체성을 주장하고 있는 셈이다.
맥주를 넘어선 시간의 축적
바이엔슈테판의 가치는 단순히 오래되었다는 데에 있지 않다. 수도원에서 시작된 기술이 교육으로 이어지고, 다시 산업으로 확장되면서 천 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하나의 기술이 끊어지지 않고 이어졌다는 점이 핵심이다.
이곳의 맥주는 단순한 음료라기보다 시간과 기술, 그리고 인간의 축적된 경험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