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쪽에서 바라본 그랜빌 스트리트 브릿지, 왼쪽 끝에 밴쿠버 하우스가 보인다
By Ymblanter – Own work, CC BY-SA 4.0, wikimedia commons.
밴쿠버 하우스는 밴쿠버 다운타운 남서쪽, 그랜빌 스트리트 브리지(Granville Street Bridge) 진입로 옆에 남은 삼각형 형태의 잔여 부지 출발한 주거 타워다. 핵심은 조형이 아니라 제약을 구조와 매스로 번역하는 방식에 있다.
부지 조건
이 건물의 시작점은 명확하다. 아래쪽은 램프와 교차로가 만든 삼각형의 협소한 대지이고, 주변에는 교통 소음·시야·일조 같은 도시 규제가 겹친다. 이 조건 때문에 건물은 일반적인 ‘수직 기둥’이 될 수 없었다. 결과는 아래가 좁고 위로 갈수록 넓어지는, 뒤집힌 듯한 매스가 된다.
형태 전략
밴쿠버 하우스가 기억에 남는 이유는 “비틀림” 그 자체가 아니라, 그 비틀림이 기능적 해답이라는 점이다.

뱅쿠버 하우스 (2021년 8월 8일)
By Darren Kirby from Penticton, Canada, CC BY-SA 2.0, wikimedia commons.
- 하부: 대지의 삼각형 형상을 그대로 받아들이며 ‘받침대(포디움)’ 역할을 한다. 초기 개발 허가 보고서에서도 이 부지가 혼합용도(리테일·피트니스·그로서리 등)와 포디움을 전제로 설계 검토가 진행됐음을 확인할 수 있다.
- 상부: 위로 갈수록 평면을 정상적인 직사각형 주거 평면에 가깝게 확장한다. 개발사 설명에서도 “슬림한 베이스가 9층 포디움이 되고, 위로 올라가며 확장해 주거 타워를 형성한다”는 구조로 정리한다.
이 방식은 멋을 낸 캔틸레버(cantilever, 외팔보)가 아니라 도시 인프라가 남긴 빈틈을 주거 면적으로 복원하는 계산에 가깝다.
설계·사업 주체
설계는 비야케 잉겔스 그룹(Bjarke Ingels Group, BIG)이 주도했고, 밴쿠버의 개발사 웨스트뱅크(Westbank)가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건물은 주거 중심이되 상업·편의 기능을 함께 묶는 혼합 용도로 소개된다.
규모 정보
- 높이: 약 150미터
- 층수: 지상 49층
- 세대 수: 분양 주거 375세대, 임대 주거 106세대
하부 공간의 재해석

그랜빌 스트리트 브릿지 아래에 설치된 로드니 그레이엄의 ‘Spinning Chandelier’
By GoToVan from Vancouver, Canada, CC BY 2.0, wikimedia commons.
밴쿠버 하우스의 또 다른 핵심은 “건물 자체”가 아니라 다리 아래의 도시 공간을 다시 읽는 시도다. 개발사 소개에 따르면, 다리 하부의 큰 공간은 공공예술을 통해 활성화되며, 그 중심에는 로드니 그레이엄(Rodney Graham)이 설계한 Spinning Chandelier(회전하는 샹들리에)가 있다. 즉 이 프로젝트는 “좋은 조망의 고층 주거”에 머무르지 않고, 도로 인프라가 남긴 어두운 영역을 도시 경험의 전면으로 끌어내려 한다.
도시적 의미
밴쿠버 하우스가 흥미로운 지점은 한 문장으로 정리된다. 형태는 취향이 아니라 조건의 결과라는 점이다. 다리·규제·대지 형상이 만든 한계를 회피하지 않고, 오히려 그 한계가 건물의 형태로 구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