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대표적 3대 붉은 사막 – 호주, 나미브, 칼라하리

붉은 사막이 전하는 지질의 기록

세계 곳곳의 사막 중에는 유난히 붉은 빛을 띠는 곳이 있다. 그 색은 단순한 풍경이 아니라, 수백만 년 동안 쌓여온 지질학적 과정의 흔적이다. 붉음의 근원은 철의 산화, 즉 ‘녹’이다. 모래와 암석 속에 포함된 철 성분이 산소와 결합하면서 산화철을 만들고, 이 축적이 사막 전체를 붉게 물들인다.

호주의 붉은 대지

호주 울루루

호주의 사막 지대 ‘레드 센터’에 위치한 울루루(Uluru)

호주는 세계에서 가장 넓은 건조지대를 가진 대륙 중 하나다. 중앙 내륙은 ‘레드 센터(Red Centre)’로 불리며, 붉은 모래와 바위가 끝없이 펼쳐져 있다. 빙하기의 빙하 작용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아 산화토가 수백만 년 동안 쌓일 수 있었고, 그 결과 사막은 깊은 붉은 빛을 띠게 되었다.

울루루(Uluru) 같은 거대한 사암 절벽 역시 암석 속 철분이 산화하며 붉은 빛을 띤다. 이처럼 호주의 사막은 ‘시간이 만든 녹빛 기록’이라 할 수 있다.

나미브 사막 –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붉은 사막

나미브 사막

아프리카 서남부에 자리한 나미브 사막(Namib Desert)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사막으로 꼽힌다. 이곳의 모래는 5천만 년 이상에 걸쳐 강에서 운반된 퇴적물이 해류와 바람에 의해 쌓인 것이다. 산화철이 풍부해 모래는 강렬한 붉은빛을 띠며, 일부 사구는 오렌지색에 가까운 빛깔을 낸다.

특히 벵겔라 해류에서 생겨나는 짙은 해안 안개는 나미브 사막에 수분을 공급하는 생명줄 역할을 한다. 이 독특한 기후 조건 덕분에 붉음과 다양한 생명이 공존하는 기묘한 생태계가 유지된다.

칼라하리의 붉은 모래

칼라하리 사막

칼라하리(Kalahari)는 아프리카 남부에 광범위하게 펼쳐진 건조지대다. 흔히 ‘칼라하리 사막’이라 불리지만, 사실 전형적인 사막이라기보다는 반건조 초원에 가깝다. 풀과 관목이 곳곳에 자라고, 계절에 따라 풍경이 달라진다.

칼라하리의 모래가 붉은 이유는 철 성분의 산화 때문이다. 모래 알갱이 자체는 대부분 색이 옅은 석영이지만, 여기에 포함된 철분이 오랜 세월 동안 산화되면서 붉은 산화철이 표면을 덮게 되었다. 이러한 과정은 단기간이 아니라 수천만 년 동안 반복되었고, 그 결과 붉은 산화철이 모래에 계속 덧입혀져 오늘날과 같은 두껍고 넓은 붉은 모래층이 형성되었다.

이 때문에 멀리서 바라보면 칼라하리는 끝없는 붉은 사막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제로는 얇은 토양과 붉은 모래 위에 초목이 자라며, 건기에는 붉음이 선명하게 드러나고, 우기에는 붉은 모래와 푸른 식생이 대비되는 독특한 풍경이 펼쳐진다.

결론: 같은 붉음, 다른 이야기

호주의 고대 대지, 나미브의 태고적 모래, 칼라하리의 반(半)사막 초원. 세 사막은 모두 붉은 빛을 띠지만, 그 붉음이 생겨난 시간과 맥락은 서로 다르다. 산화철이 공통된 원인이지만, 어떤 곳은 ‘깊은 시간의 퇴적’, 어떤 곳은 ‘해류와 안개’, 또 다른 곳은 ‘모래와 초원의 공존’이 그 빛깔을 빚어낸다. 결국 붉은 사막은 단순한 색이 아니라, 지구가 걸어온 다른 시간표의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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