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은 전체 낙차
지구에는 셀 수 없이 많은 폭포가 있지만, ‘세계에서 가장 높은 폭포’라는 타이틀을 두고는 언제나 약간의 이견이 있어 왔다. 단일 낙하만 볼지, 아니면 여러 단계를 합산한 전체 낙차로 볼지에 따라 순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여기서는 전체 낙차 기준으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폭포 세 곳을 소개한다. 바로 베네수엘라의 앙헬 폭포(Angel Falls), 남아프리카의 투겔라 폭포(Tugela Falls), 그리고 페루의 트레스 에르마나스 폭포(Catarata Tres Hermanas)다.
앙헬 폭포(Angel Falls) – 하늘에서 떨어지는 듯한 장엄함
베네수엘라 카나이마 국립공원에서 바라본 앙헬 폭포 전경
By Paulo Capiotti, CC BY-SA 2.0, wikimedia commons.
베네수엘라의 카나이마 국립공원(Canaima National Park) 깊숙한 밀림 속에 자리한 앙헬 폭포는 단일 낙하만 해도 무려 807미터에 달한다. 상단에서 떨어진 물줄기는 중간에서 바람에 안개처럼 흩날렸다가 다시 합쳐지며 독특한 장면을 연출한다.
1949년 미국 탐험대가 측량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높은 폭포로 이름을 올렸으며, 경사진 급류와 추가 낙하까지 포함하면 전체 높이는 979미터에 이른다. 이름은 폭포 상공을 최초로 비행한 미국인 조종사 지미 엔젤(Jimmie Angel)의 이름에서 따왔다.
투겔라 폭포(Tugela Falls) – 절벽을 타고 흐르는 아프리카의 거인
절벽을 따라 흘러내리며 첫 번째 낙하와 이어지는 폭포를 이루는 투겔라 폭포
By Andynct – Own work, CC BY-SA 4.0, wikimedia commons.
그러나 아프리카에도 앙헬 폭포에 맞서는 강력한 경쟁자가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드라켄즈버그 산맥(Drakensberg Mountains), 그중에서도 ‘앰피시어터(Amphitheatre)’라 불리는 거대한 절벽 위에서 흘러내리는 투겔라 폭포다. 다섯 단계에 걸쳐 연속적으로 떨어지며 전체 낙차가 948미터에 달한다.
현지어인 줄루어(Zulu)로 ‘깊은 곳으로 떨어진다’라는 뜻을 지닌 이름처럼, 가파른 절벽을 타고 흐르는 물줄기가 깊은 계곡으로 사라진다. 우기에는 수량이 불어나 거대한 장관을 이루지만 건기에는 폭포가 거의 말라버리기도 한다.
트레스 에르마나스 폭포(Catarata Tres Hermanas) – 아마존 속의 숨겨진 보물
페루, 후닌 주 사티포 현 리오 탐보 지구에 위치한 트레스 에르마나스 폭포
By EdwinGarcía17 – Own work, CC BY-SA 4.0, wikimedia commons.
세 번째는 페루의 트레스 에르마나스 폭포다. 스페인어로 ‘세 자매’를 뜻하는 이 폭포는 세 갈래의 큰 낙하를 중심으로 모두 다섯 단계로 이루어져, 총 914미터를 떨어진다. 위치는 후닌 주(Junín) 사티포 현(Provincia de Satipo) 리오 탐보 지구(Distrito de Río Tambo), 아마존 열대우림 깊숙한 곳이다.
육지에서는 숲에 가려 전모를 볼 수 없고, 오직 하늘에서 내려다볼 때만 세 줄기의 거대한 물줄기가 숲을 가르며 떨어지는 장엄한 장면을 감상할 수 있다. 그래서 이 폭포는 흔히 자연의 비밀처럼 숨어 있는 보물에 비유되기도 한다.
기록을 넘어선 자연의 위대함
세 폭포는 서로 다른 대륙, 다른 지형, 그리고 다른 이야기를 품고 있다. 앙헬 폭포는 압도적인 단일 낙하로, 투겔라 폭포는 장대한 연속 낙차로, 트레스 에르마나스 폭포는 아마존 숲 속의 신비로움으로 각자의 매력을 드러낸다. 측정 방식에 따라 순위는 달라질 수 있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수치가 아니라 자연이 빚어낸 극적인 아름다움이라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