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패트릭 대성당(St. Patrick’s Cathedral)과 주춧돌의 행방

맨해튼 5번가 거리 성 패트릭 성당 뷰

뉴욕 맨해튼 5번가에 위치한 고딕 양식의 성 패트릭 대성당

By Thummin12 – Own work, CC BY 4.0, wikimedia commons.

뉴욕 맨해튼 한복판, 성 패트릭 대성당(St. Patrick’s Cathedral)은 고층 빌딩들 사이에 자리한 고딕 양식의 성당이다.

주춧돌의 행방

성당은 1858년 8월 15일 주춧돌을 놓으며 착공되었고, 이후 1878년(일부 자료에서는 1879년) 완공되었다. 당시 존 휴즈(John Hughes) 대주교가 약 10만 명의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5번가(Fifth Avenue)와 50번가(50th Street) 교차로 인근, 당시 교구 고아원 남쪽 부지에 주춧돌을 놓았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이처럼 주춧돌이 놓인 시점과 대략적인 위치는 비교적 명확하게 전해진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그 수많은 사람들이 지켜본 의식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정확히 어느 돌이 주춧돌인지는 지금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성당 지도부와 역사학자들 역시 이를 특정하지 못하고 있으며, 2011년경 진행된 대규모 보수 공사 과정에서도 주춧돌을 찾으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끝내 위치를 확정하지는 못했다.

매년 수백만 명이 찾는 대성당이지만, 정작 건물의 출발점을 상징하는 주춧돌은 150년 가까이 그 행방이 불분명한 상태로 남아 있다.

왜 알 수 없을까

이 주춧돌의 행방에 대해서는 여러 가능성이 제기된다.

우선 주춧돌이 건물 내부 깊숙한 곳에 그대로 묻혀 있을 가능성이다. 성당이 여러 차례 증축과 개조를 거쳤기 때문에, 초기 구조 속에 포함된 채 외부에서 확인할 수 없게 되었을 수 있다.

또 다른 가능성은 성모 마리아에게 봉헌된 레이디 채플(Lady Chapel)이 추가로 건설되는 과정(1901년 착공~1906년 완공)에서 위치가 변경되었을 경우이다. 이 시기 대규모 공사가 이루어지면서 주춧돌이 옮겨졌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밖에도 19세기 후반의 여러 확장 공사 과정에서 구조가 변경되면서, 주춧돌의 행방이 모호해졌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가설들 가운데 어느 것도 결정적으로 확인된 바는 없다. 그 결과, 주춧돌은 존재가 전해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정확한 위치를 특정할 수 없는 상태로 남아 있다.

주춧돌의 기능적 의미

주춧돌은 원래 단순한 기념물이 아니다. 전통적인 석조 건축에서 주춧돌은 가장 먼저 놓이는 돌로, 건물의 방향과 기준을 정하는 역할을 한다. 이 돌을 기준으로 벽이 세워지고 구조가 정렬되기 때문에 주춧돌은 곧 건축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다.

오늘날의 건축에서 주춧돌은 더 이상 구조를 결정하는 요소가 아니다. 철근과 콘크리트로 지어진 건물에서는 하나의 돌이 기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춧돌은 여전히 사용된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건축에는 시작이 필요하고, 그 시작을 나타내는 상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신앙과 연결된 상징

성 패트릭 대성당 내부

성 패트릭 대성당 내부 모습

By Aviation poseidon – Own work, CC BY-SA 4.0, wikimedia commons.

성당 건축에서 주춧돌은 단순한 구조적 요소를 넘어선다. 그 의미는 마태복음의 한 구절과 맞닿아 있다.

“너는 베드로이다.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울 것이다.”

여기서 ‘반석’은 공동체를 지탱하는 기반을 뜻한다. 따라서 주춧돌은 종교적 관점에서 단순한 건축의 시작을 넘어 신앙 공동체의 기초를 상징하는 요소로 받아들여진다.

마무리하며

성 패트릭 대성당의 주춧돌이 놓인 시기와 위치는 비교적 명확하게 알려져 있지만, 정작 어떤 돌이 주춧돌인지는 특정되지 않고 있다. 이는 단순한 위치의 문제가 아니라, 건축과 상징이 만나는 지점에 생긴 하나의 공백에 가깝다.

특히 기독교 건축에서 주춧돌의 상징성을 고려하면, 성 패트릭 대성당 주춧돌의 행방은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자연스러운 의문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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