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미비아 해골 해안
By Domenico Convertini from Zurich, CC BY-SA 2.0, wikimedia commons.
항해자들이 두려워한 해안
아프리카 남서부, 나미비아의 대서양 해안을 따라 길게 이어진 한 지역이 있다. 이곳에서는 붉은 사막의 모래언덕이 수백 미터 높이로 솟아 있다가, 아무런 완충도 없이 바다로 곧장 떨어진다.
짙은 해무, 거센 조류, 불안정한 바람이 끊이지 않는 이곳은 수 세기 동안 항해자들에게 악몽의 해역이었다.
이름의 기원, 그리고 잔해의 기록
‘해골 해안(Skeleton Coast)’이라는 이름은 1942년 작가 존 헨리 마시(John Henry Marsh)가 쓴 책 《Skeleton Coast》에서 비롯되었다. 그는 당시 영국군을 위한 탄약과 군수품을 중동으로 운반하던 화물선 더니딘 스타호(Dunedin Star)가 나미비아 연안에서 좌초한 사건을 기록했다.
이후 그 이름은 단순한 비유가 아니라 실제 풍경의 묘사가 되었다. 해변에는 지금도 난파선의 잔해, 고래의 해골, 풍화된 금속 조각이 흩어져 있다. 바람이 불 때마다 모래가 그 위를 덮었다 드러내기를 반복하며 시간의 흐름을 증언한다.

나미비아 해골 해안
By Domenico Convertini from, Namibia, CC BY-SA 2.0, wikimedia commons.
인간의 접근이 제한된 마지막 황야
오늘날 해골 해안은 국립공원(Skeleton Coast National Park)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접근은 철저히 통제된다. 공원의 남쪽은 허가를 받은 차량으로 여행할 수 있지만, 북부 지역은 비행기로만 접근 가능한 보호 구역이다.
일반인의 출입은 금지되어 있으며, 오직 정부 허가를 받은 소규모 탐험팀이나 생태학 연구 프로젝트만 들어갈 수 있다. 덕분에 이곳은 인간의 손이 거의 닿지 않은 지구의 마지막 황야로 남아 있다.

자연에 맡겨진 잔해들
해골 해안은 이름처럼 황량하지만, 완전히 죽은 땅은 아니다. 끝없이 이어지는 침식과 퇴적 속에서, 죽은 고래의 뼈 위에는 지의류가 자라고, 모래에 반쯤 묻힌 난파선의 잔해는 바람과 염분에 깎이며 서서히 사라져간다.
그 틈새에 새와 작은 생물들이 깃들어, 혹독한 환경 속에서도 생명은 조용히 자리를 지킨다. 이곳의 풍경은 인간이 남긴 흔적과 자연의 질서가 함께 흘러가는 시간의 무심함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