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오로강을 따라 펼쳐진 포르투 전경
By Rititaneves – Own work, CC BY-SA 3.0, wikimedia commons.
포르투갈 북부의 도시 포르투(Porto)에는 도시의 정체성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구역이 있다. 바로 두오로강(Douro River) 하구에 자리한 구시가지 리베이라(Ribeira)다. 이곳은 단순히 색색의 집이 모여 있는 관광지가 아니라, 포르투라는 도시가 형성되고 확장된 시간의 층위가 그대로 남아 있는 공간이다.
두오로강과 리베이라
리베이라는 두오로강 강변을 따라 형성된 오래된 주거·상업 지역이다. 강은 단순한 풍경 요소가 아니라 도시의 생존 조건이었다. 내륙에서 생산된 포도주와 물자가 이 강을 따라 흘러왔고, 그 종착지에서 도시가 성장했다. 강이 대서양으로 이어지는 지점에 자리했다는 사실은 포르투를 자연스럽게 ‘무역의 도시’로 만들었다.
색으로 기억되는 풍경

포르투갈 포르투의 리베이라 지구
By Donna-Kay Delahaye, CC BY-SA 4.0, wikimedia commons.
리베이라의 집들이 유난히 다채로운 색을 띠는 이유는 장식적 취향 때문만은 아니다. 오랜 세월 반복된 개·보수 과정, 서로 다른 시기에 지어진 건물들이 겹겹이 남긴 흔적이 색으로 드러난 결과다. 밝고 경쾌해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불규칙한 창과 벽면, 좁은 골목들이 중세 도시 구조의 흔적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라벨루 보트의 기억

두오로강 위의 라벨루 보트(rabelos)와 그 뒤로 보이는 포르투 시가지
By Diego Delso, CC BY-SA 3.0, wikimedia commons.
강 위에 떠 있는 기다란 배들은 한때 실제로 사용되던 운송 수단이다. 이른바 라벨루 보트(barcos rabelos)는 포트 와인(Port wine)을 내륙에서 리베이라까지 실어 나르기 위해 설계된 특수 선박이었다. 오늘날에는 관광용으로 남아 있지만, 강과 도시, 와인 산업을 하나로 묶어 주던 기능적 도구였다는 점에서 리베이라의 역사적 상징이라 할 수 있다.
살아 있는 구시가지
리베이라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UNESCO World Heritage)으로 지정된 지역이지만, 박제된 공간은 아니다. 여전히 사람들이 거주하고, 강변에는 식당과 작은 상점들이 이어진다. 관광객의 시선과 일상의 리듬이 교차하는 이중적인 공간이라는 점이 리베이라를 더욱 입체적으로 만든다.
리베이라의 의의
리베이라는 단순히 포르투의 ‘예쁜 얼굴’이 아니라, 도시가 강을 통해 세계와 연결되던 방식과 경제·생활이 얽혀 형성된 구조를 가장 응축해 보여주는 장소다. 강을 따라 중첩된 색의 층위, 배의 흔적, 주거와 상업이 뒤섞인 공간은 포르투갈 제2의 도시 포르투의 형성 과정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