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로마가 남긴 물의 유산
‘퐁 뒤 가르(Pont du Gard)는 기원전 1세기경, 로마제국이 프랑스 남부의 님(Nîmes)으로 물을 공급하기 위해 만든 50km 길이의 수로(aqueduct)의 일부다. 전체 수로는 경사차를 최소화하여 중력을 이용해 물을 흐르게 만든 구조물이며, 퐁 뒤 가르는 그 중에서도 가르돈 강(Gardon)을 가로지르는 석조 다리로 3단 구조와 275미터 길이, 최대 49미터 높이로 유명하다.
기능에서 예술로
이 수로는 본래 기능은 6세기까지 유지되었고, 이후 수세기에 걸쳐 다리로 사용되다가 점차 유적이 되었다. 오늘날에는 실제로 물이 흐르지는 않지만 석조 아치의 우아한 비례와 프랑스 남부의 풍경 속에 놓인 조화로움이 건축예술의 상징이 되었다.
자연과의 조화
수로가 놓인 가르 협곡(Gorges du Gardon)은 석회암 지형과 짙은 녹음, 투명한 강물로 유명하다. 매미 소리, 올리브나무, 라벤더가 감도는 이 지역은 관광객들에게는 휴양지로, 현지인들에게는 여름철 피서지로 사랑받는다.
세계유산이 된 이유
By Benh LIEU SONG (Flickr) – Pont du Gard, CC BY-SA 3.0,
https://commons.wikimedia.org/w/index.php?curid=33474941
퐁 뒤 가르는 198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이는 단지 고대의 건축물이라서가 아니라 기술적 정밀함, 미적 아름다움, 그리고 환경과의 조화라는 세 가지 조건을 모두 갖춘 유산으로 평가되었기 때문이다.
지금 이곳을 찾는 이유
현재는 박물관, 전망대, 전시관이 갖춰져 있으며, 강에서는 수영이나 카약, 산책 등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다. 관광객은 수로 아래에서 몸을 띄우고 흘러가며 2000년 전과 이어지는 풍경을 느낀다. 이곳은 단순한 고대 유물 이상으로, 지속 가능한 관광과 문화유산의 조화를 실험하는 공간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