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르담 대성당(Notre Dame de Paris), 파리의 풍경이 된 성당

노트르담 대성당 정면과 세느강에서 바라본 측면 모습을 결합한 사진

노트르담 대성당 정면(왼쪽)과 세느강에서 바라본 측면(오른쪽) [출처: 픽사베이]

파리의 기준이 된 풍경

노트르담 대성당은 파리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축물이지만, 동시에 가장 익숙하게 소비된 풍경이기도 하다. 많은 사람들이 이 성당을 ‘아름다운 고딕 건축’으로 기억하지만, 실제로 노트르담은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라 도시의 시선과 해석이 축적된 구조물이다. 이 성당을 풍경으로 바라보면, 왜 이 건물이 지금의 모습으로 존재하는지가 조금 더 명확해진다.

노트르담 대성당은 1163년에 착공되어 14세기 중반에 완공된 건축물로, 약 두 세기에 걸쳐 완공되었다.

파리는 이 성당을 기준으로 만들어졌다

노트르담은 센강의 시테 섬(Île de la Cité) 한가운데에 자리한다. 이 위치는 우연이 아니다. 파리는 이 지점을 기준으로 거리와 행정 체계가 확장되었고, 지금도 ‘프랑스 도로의 원점’은 노트르담 대성당 앞에 놓여 있다.

노트르담 대성당 앞 광장에 있는 프랑스 도로의 원점

노트르담 대성당 앞 광장에 위치해 있는 프랑스 도로의 원점

By Jean-Pierre Bazard Jpbazard – Own work, CC BY-SA 3.0, wikimedia commons.

대성당 앞 원점의 위치

[Image © Google Earth]

이 말은 곧, 노트르담이 파리의 중심에 있기 때문에 중요해진 것이 아니라, 중심으로 기능했기 때문에 중요해졌다는 뜻이다. 성당은 도시의 배경이 아니라 도시를 조직하는 기준점이었다.

고딕 건축은 장식이 아니라 선택이다

노트르담의 수직성은 단순한 미적 취향이 아니다. 하늘을 향해 뻗은 첨탑과 아치 구조는 인간과 신의 거리를 시각적으로 드러내는 장치다. 높이는 곧 신성의 표현이었다.

대성당 측면 플라잉 버트레스

노트르담 대성당 측면에서 플라잉 버트레스 구조가 뚜렷하게 드러난 모습 [출처: 픽사베이]

플라잉 버트레스는 이 사상을 기술적으로 가능하게 만든 구조다. 외부에서 벽을 떠받치는 이 구조 덕분에 내부는 더 높아질 수 있었고, 벽은 얇아질 수 있었다. 즉, 신앙은 기술을 필요로 했고, 기술은 신앙을 형태로 고정했다.

노트르담의 외형은 믿음의 결과가 아니라, 믿음을 구현하기 위해 선택된 구조의 집합이다.

성당에 괴물이 필요한 이유

가고일과 키메라 조상

가고일(왼쪽)과 키메라(오른쪽) [출처: 픽사베이}

노트르담의 가고일과 키메라는 이 성당을 ‘완전한 성스러움’에서 벗어나게 만드는 요소다. 이 형상들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배수라는 실용적 기능을 수행했다. 동시에 악, 혼돈, 공포 같은 개념을 시각화한 존재들이기도 하다.

중세의 사고에서 성스러운 공간은 불경한 형상을 배제하지 않았다. 오히려 외부에 그것들을 드러내 놓음으로써 내부의 질서를 강조했다. 노트르담의 풍경이 단조롭지 않은 이유는 신성과 불경함이 분리되지 않은 채 공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보는 노트르담은 중세가 아니다

오늘날의 노트르담은 중세 그대로의 모습이 아니다. 19세기, 빅토르 위고의 소설 이후 이 성당은 ‘보존해야 할 유산’으로 재발견되었고, 대대적인 복원을 거쳤다. 많은 장식과 조형은 이 시기에 새롭게 만들어지거나 재해석된 것이다.

즉, 우리가 알고 있는 노트르담은 중세의 유산이라기보다, 중세를 상상한 근대의 결과물이다. 이 점을 인식하면, 노트르담은 고정된 역사적 실체가 아니라 시대마다 다시 만들어진 풍경이 된다.

화재가 드러낸 성당의 현재성

2019년 화재는 노트르담 대성당을 과거의 유물에서 현재의 문제로 끌어냈다. 복원 과정에서 제기된 논쟁의 핵심은 단순히 원형 복원이 가능한가의 문제가 아니었다. 그보다 중요한 질문은, 어떤 노트르담을 기억하고 싶은가였다.

이 질문 앞에서 성당은 더 이상 하나의 건축물이 아니었다. 그것은 선택의 대상이 되었고, 복원은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해석의 문제가 되었다.

노트르담은 여전히 풍경인가

노트르담 대성당은 더 이상 단순히 ‘보는 대상’이 아니다. 신앙의 장소이면서 동시에 관광지이고, 역사적 유산이면서 현재 진행형의 해석 대상이다.

이 성당이 특별한 이유는 오래되었기 때문이 아니라, 시대마다 다른 의미가 겹쳐지며 풍경으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노트르담은 완성된 건축물이 아니라, 계속 읽히는 텍스트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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