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멕시코주 산타페에 있는 로레토 예배당
By Camerafiend, CC BY-SA 3.0, wikimedia commons.
뉴멕시코주 산타페(Santa Fe)에 있는 로레토 예배당(Loretto Chapel)이 특별한 이유는 건물 전체가 아니라 내부에 설치된 하나의 계단 때문이다. 이 계단은 예배당의 규모나 장식보다 훨씬 강한 인상을 남기며, 지금까지도 전설과 논쟁의 중심에 서 있다.
계단이 필요했던 이유
1878년, 로레토 예배당의 수녀들은 합창단 발코니로 올라갈 방법을 찾고 있었다. 문제는 공간이었다. 일반적인 계단을 놓기에는 자리가 부족했고, 사다리는 종교 공간과 수녀들의 일상에 어울리지 않았다. 구조적 해법이 막힌 상황에서 수녀들은 목수의 수호성인인 성 요셉에게 기도했다.
정체불명의 목수
며칠 뒤, 한 남자가 수도원 문을 두드렸다. 그는 혼자서 계단을 만들겠다고 나섰고, 실제로 몇 달에 걸쳐 나선형 계단 하나를 완성했다. 작업이 끝난 뒤 수녀들이 감사를 전하기 위해 그를 다시 찾았을 때, 그는 이미 흔적 없이 사라진 뒤였다. 이 일화는 곧 “그 계단은 성 요셉이 만들었다”는 전설로 굳어졌다.

로레토 예배당의 ‘성스러운 계단’
By Christopher Michel, CC BY 2.0, wikimedia commons.
구조가 만든 미스터리
이 계단이 전설을 넘어 주목받는 이유는 구조 때문이다. 계단에는 눈에 보이는 지지대도 없고, 중앙 기둥도 없다. 두 번 회전하는 나선 구조는 마치 용수철처럼 보이며, 스스로 서 있는 듯한 인상을 준다. 계단의 단 수는 33개로, 예수의 생애를 의미하는 종교적 상징까지 덧붙여졌다.
이 특이한 구조는 이후 건축가와 공학자들의 분석 대상이 되었다. 오늘날에는 숙련된 목수가 당시 알려진 기술을 활용해 만든 구조물이라는 해석이 유력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계단이 만들어내는 시각적·구조적 긴장은 여전히 설명을 요구한다.
건물보다 오래 남은 이야기
로레토 예배당 자체는 규모가 크지 않은 예배당이다. 그러나 이곳은 단 하나의 계단으로 인해 전 세계에서 방문객이 찾는 장소가 되었다. 사람들은 예배당 전체를 보기보다, 그 계단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
로레토 예배당의 계단은 건축이 기능을 넘어 이야기가 되는 순간을 보여준다. 구조적 설명이 가능해진 뒤에도 전설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이 계단이 단순한 구조물이 아니라 믿음과 상상, 그리고 기술이 겹쳐진 결과물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