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랴진의 종탑(Bell Tower of Kalyazin) – 물속에 남은 신앙의 탑

칼랴진의 종탑 사진과 도시 칼랴진의 위치 설명 지도

[Image © Google Earth]

러시아 유럽 지역, 볼가강 중류의 작은 도시 칼랴진(Калязин, Kalyazin) 한가운데에는 물 위로 고요히 솟은 하얀 종탑이 서 있다. 이 탑은 18세기 말에 세워진 성 니콜라 수도원(St. Nicholas Monastery)의 일부로, 한때 이 지역 신앙과 공동체의 중심이었다.

인공호수 아래로 사라진 수도원

1939년, 스탈린 정권은 우글리치 댐(Uglich Dam)과 거대한 인공호수를 건설하기 위해 칼랴진 구시가지 전체를 수몰시키기로 결정했다. 수도원과 옛 마을 대부분은 물속에 잠겼고, 성 니콜라 수도원(St. Nicholas Monastery)의 웅장한 건물들도 해체되었다.

그러나 수도원의 종탑만은 의도적으로 보존되었다. 댐 건설 후 수위가 오르자, 탑의 기단부가 물에 잠기며 구조가 약해졌고, 이를 보호하기 위해 탑 주변을 메워 작은 인공섬 형태로 보강했다.

물 위에 선 종탑

종탑은 우글리치 인공호(Uglich Reservoir)의 한가운데, 작은 인공섬 위에 홀로 서 있다. 그 하얀 석탑은 사계절 내내 물빛을 비추며, 사라진 수도원과 도시의 기억을 조용히 전한다.

하지만 칼랴진의 종탑은 수몰된 도시의 흔적이라기보다, 호수 풍경의 일부로 보존된 하나의 미학적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의 의지로 남겨진 이 하얀 탑은 물과 시간 속에서 조용히 조화를 이루며, 러시아 인공호수의 풍경 속에 고유한 질서를 더하고 있다.

오늘날의 칼랴진 종탑

칼랴진 인공섬에 오른 여행객들

[Image © Google Earth]

오늘날 종탑은 단순한 역사적 유물이 아니라, 볼가강 유역의 대표적인 상징물로 자리 잡았다. 여름이면 관광객들이 보트를 타고 종탑 가까이 다가가고, 겨울에는 얼어붙은 호수 위를 걸어 탑 주변을 둘러보는 사람들도 있다.

인근에는 작은 선착장과 전망대가 마련되어 있어, 이 물의 도시가 품은 고요한 풍경을 가까이에서 감상할 수 있다. 종탑 내부에는 더 이상 종이 없지만, 그 수직의 형태와 수면에 비친 반영만으로도 오랜 세월의 흔적과 보존의 의미를 충분히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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