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 구세주상(Cristo Redentor), 리우(Rio)의 산 위에 선 상징

그리스도 구세주상 앞 위

신을 향한 도시의 몸짓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Rio de Janeiro) 의 하늘 아래 양팔을 벌린 거대한 조각상이 서 있다. 그리스도 구세주상(Cristo Redentor). 그 이름만으로도 하나의 시각적 언어, 하나의 지리적 상징이 된다.

해발 약 700미터의 코르코바두(Corcovado) 산 정상에 자리 잡은 이 조형물은 도심과 해안, 열대우림과 빈민가를 모두 내려다보며 도시 전체를 안고 있는 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

그는 말이 없지만, 도시의 삶을 지켜보는 듯하고, 계절과 날씨에 따라 무한히 다른 표정을 띤다. 열대의 햇살 아래서는 희미한 미소 같고, 안개 속에서는 구원의 환영처럼 보인다.

독립을 위한 상상에서 시작되다

이 조각상의 구상은 19세기 말에 처음 제안되었지만, 브라질 독립 100주년을 앞둔 1920년대에 본격적으로 추진되었다. 종교적 헌정물이자 국가적 기념물로 기획된 이 사업은 당시 브라질 정부와 가톨릭 단체의 협력 아래 진행되었다.

설계는 브라질의 엔지니어 에이토르 다 시우바 코스타(Heitor da Silva Costa)가 맡았고, 형상 구상은 예술가 카를루스 오스왈드(Carlos Oswald), 세부 조각은 프랑스 조각가 폴 란도브스키(Paul Landowski)가 담당했다. 모든 조각 부품은 프랑스에서 제작되어 리우까지 운반되었고, 조립은 산 위 현장에서 이루어졌다. 수년간의 작업 끝에 1931년, 조각상이 공식적으로 공개되었다.

돌로 덮인 믿음

그리스도 구세주상은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 위에 비누석(steatite)을 붙여 외장을 완성했다. 비누석은 열과 습도에 강하면서도 표면이 부드러워 정교한 조각 표현이 가능하다. 거대한 인물 조각임에도 가까이서 보면 수천 장의 작은 조각들이 조심스럽게 덧붙여져 하나의 몸체를 이루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조각상의 높이는 본체만 30미터, 기단까지 합치면 38미터에 이르고, 양팔의 너비는 28미터에 달한다. 이 거대한 조형물은 지금까지도 큰 보수 없이 유지되고 있으며, 1931년 완공 이후 남미에서 가장 잘 알려진 상징물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현대의 불가사의

2007년, 스위스 민간재단 ‘New7Wonders’가 주도한 전 세계 여론조사에서 그리스도 구세주상은 ‘현대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선정되었다. 이는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 이스터섬의 모아이 석상 같은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얻은 결과였다. 7대 불가사의 가운데 유일한 인물 조각상이자, 종교적 상징물로 뽑힌 것이다.

그 이후, 이 조각상은 단순한 종교적 조형을 넘어 브라질이라는 국가, 리우라는 도시, 그리고 라틴아메리카 전체의 시각적 아이콘으로 작동해 왔다.

전망과 접근, 그리고 그 위에서

리우 코르코바두 산

그리스도 구세주상이 자리한 코르코바두(Corcovado) 산은 리우에서 가장 극적인 전망을 제공하는 장소 중 하나다. 해변, 도심, 언덕, 정글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며, 슈거로프 산(Pão de Açúcar)과 같은 또 다른 랜드마크도 멀리서 관찰할 수 있다. 지형은 험하지만, 접근은 어렵지 않다.

도보 트레일은 티주카 열대우림(Tijuca Forest)을 지나 약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보다 간단한 방법으로는 코스메 벨류(Cosme Velho) 지역에서 출발하는 전통 열차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열차로는 약 20분이 걸리며,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를 통해 조각상 발치까지 무리 없이 오를 수 있다.

입장료는 비수기 약 R$30(30헤알), 성수기에는 최대 R$50(50헤알) 안팎까지 올라간다. 트레일을 따라 도보로 오를 경우, 별도의 교통비 없이 입장료만 지불하면 된다. 왕복 열차 이용권과 입장료를 포함한 패키지도 판매된다. 성수기(리우 카니발, 크리스마스)에는 혼잡하므로 맑은 평일 오전이 가장 쾌적한 방문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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