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정글 속의 닭 교회(Chicken Church)

구글어스로 본 닭 교회의 모습

[Image © Google Earth]

인도네시아 자바섬 중부, 마겔랑(Magelang)의 숲속에는 멀리서 보면 거대한 닭처럼 보이는 기이한 건축물이 하나 서 있다. 이 건물은 흔히 ‘닭 교회(Chicken Church)’라 불리지만 본래 의도는 전혀 달랐다.

비둘기로 시작된 건축

이 건축물의 공식 명칭은 ‘겔레자 아얌(Gereja Ayam)’이다. 직역하면 ‘닭 교회’이지만, 설계자의 구상 속에서 이 건물은 닭이 아니라 비둘기였다. 건축가 다니엘 알람샤(Daniel Alamsjah)는 신비로운 환시를 경험한 뒤, 평화와 화합의 상징인 비둘기 형태의 기도 공간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그는 종교를 초월해 누구나 기도할 수 있는 장소를 꿈꾸었고, 이를 위해 숲 한가운데 언덕을 선택했다.

미완성으로 남은 이유

공사는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했다. 2000년 무렵, 건설 자금이 고갈되면서 작업은 중단되었고, 건물은 미완성 상태로 방치되었다. 이후 내부는 비워졌고, 관리되지 않은 채 숲에 둘러싸여 점점 폐허에 가까워졌다.

이 과정에서 지역 주민들은 건물의 정체를 오해하게 된다. 새의 머리 부분에 뚫린 개구부로 빛이 들어오자, 이를 닭의 볏으로 착각했고, 결국 이 건물은 ‘닭 교회’라는 별명으로 불리게 되었다. 그렇게 이름은 의도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굳어졌다.

폐허에서 관광지로

한동안 음산한 분위기의 방치된 구조물에 불과했던 이 건물은, 점차 독특한 외형 덕분에 외부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이를 계기로 건물은 정비되었고, 현재는 관광객이 방문할 수 있는 장소로 변모했다.

내부 벽면에는 지역 예술가들이 그린 벽화가 더해졌고, 소규모 카페와 기념품 가판대도 들어섰다. 특히 새의 머리 부분까지 올라갈 수 있는데, 이곳은 전망대 역할을 한다. 부리에 해당하는 개구부를 통해 숲을 내려다보면, 이 건축물이 왜 정글이라는 환경과 강하게 결합된 인상을 주는지 체감하게 된다.

오해로 굳어진 상징

이 닭 교회가 흥미로운 이유는 외형의 기이함 때문만은 아니다. 건축가의 의도, 지역 사회의 해석, 그리고 시간이 만들어낸 별명이 겹치며 하나의 건축물이 전혀 다른 의미로 받아들여진 사례이기 때문이다. 비둘기로 설계된 건물은 닭이 되었고, 미완성의 종교 공간은 관광 명소가 되었다.

인도네시아 정글 속의 닭 교회는, 건축이 언제나 설계자의 의도대로만 읽히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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