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y United States Air Force, Public Domain, wikimedia commons.
하늘에 얽힌 전설
오로라(Aurora)는 오래전부터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해온 신비로운 빛이었다. 캐나다의 크리(Cree)족은 오로라를 조상 영혼이 모닥불을 피워 후손들에게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 믿었다. 알래스카의 이누이트(Inuit) 부족 가운데 일부는 오로라를 죽은 자들의 영혼이 하늘에서 공놀이를 하는 모습으로 여겼다. 오로라의 물결치는 형태가 그들의 눈에는 생생한 장면으로 다가온 것이다.
라플란드의 사미족은 오로라를 죽은 자의 영혼으로 여기며 두려움과 경외의 대상으로 삼았다. 핀란드에서는 북극여우가 하늘을 달리며 꼬리로 산을 스칠 때 불꽃이 튀어 오로라가 된다고 전해졌다. 지금도 핀란드어에서 오로라는 ‘레본툴렛(revontulet)’, 곧 여우의 불이라 불린다.
태양에서 오는 입자
과학은 이제 오로라의 정체를 설명할 수 있다. 태양은 끊임없이 입자의 바람, 즉 태양풍을 불어낸다. 여기에 더해 때때로 태양 플레어나 코로나 질량 방출(CME) 같은 폭발 현상이 일어나면 전자와 양성자가 대량으로 우주 공간에 쏟아져 나온다. 이 입자들이 지구와 만나면서 오로라가 시작된다.
지구 자기장의 문과 저수지
지구는 자기장으로 둘러싸여 있어 대부분의 입자는 지구에 닿지 못하고 우주로 튕겨나간다. 그러나 북극과 남극 부근은 자기장이 열려 있어 입자가 통로를 따라 들어올 수 있다. 이렇게 들어온 입자들이 대기의 원자와 충돌하면서 빛을 내는 것이 오로라다.
또 일부 입자는 지구 반대편의 자기권 꼬리에 갇혔다가, 자기장이 재연결될 때 한꺼번에 방출된다. 이때 풀려난 입자들은 자기력선을 따라 북극과 남극으로 흘러 들어가 대기 원자와 충돌한다. 그래서 하늘이 갑자기 밝아지고 춤추듯 움직이는 오로라의 극적인 순간, 즉 오로라 폭발이 발생한다.
북극광과 남극광
남극점 아문센-스콧 기지의 겨울밤, 붉은 조명 위로 길게 흐르는 초록빛 남극광.
By Chris Danals, Public Domain, wikimedia commons.
흔히 오로라라고 하면 북반구의 오로라 보레알리스(Aurora Borealis, 북극광)를 떠올리지만, 남반구에도 같은 현상이 나타난다. 이때는 오로라 오스트랄리스(Aurora Australis, 남극광)라 부른다. 두 현상은 본질적으로 동일하며, 보통 위도 65-75도 부근의 극지방에서 가장 자주 발생한다. 다만 북반구에는 인구 밀집 지역이 많아 ‘북극광’이 더 널리 알려져 있을 뿐이다
빛의 색이 달라지는 이유
오로라의 색깔은 입자가 어느 고도에서, 어떤 원자와 충돌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 250-400킬로미터의 높은 고도에서는 산소가 낮은 에너지 입자와 만나 붉은빛을 낸다.
- 100-200킬로미터에서는 역시 산소가 관여하지만, 더 강한 에너지와 충돌해 초록빛이 만들어진다. 이 초록빛은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색이다.
- 80-100킬로미터의 낮은 고도에서는 질소 분자가 전자와 부딪히며 보라색이나 푸른빛을 낸다.
여러 층위에서 이런 빛이 동시에 나타나면 분홍빛이나 노란빛처럼 복합적인 색조가 하늘을 수놓는다.
결론
오로라는 태양과 지구가 함께 빚어내는 자연의 쇼다. 옛사람들에게는 신비와 전설의 대상이었고, 오늘날에는 과학적 탐구의 주제이지만, 보는 이의 마음을 사로잡는 힘은 여전히 변함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