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체중을 줄이는 것만큼 어려운 일이 있다면, 바로 줄인 체중을 유지하는 일이다. 많은 사람이 다이어트를 끝내고 난 뒤 다시 원래의 몸무게로 돌아가는 ‘요요 효과’를 경험한다. 이 현상은 단순히 의지 부족 때문이 아니다. 뇌, 호르몬, 대사, 지방조직이 함께 관여하는 정교한 생물학적 반응이다.
요요라는 말의 유래
‘요요(yoyo)’라는 표현은 장난감 요요의 움직임에서 왔다. 아래로 내려갔다가 다시 위로 튀어 오르는 반복 패턴이 체중 변화와 비슷하다는 이유로, 1980년대 미국에서 ‘요요 다이어트(yo-yo dieting)’라는 말이 처음 학술적으로 사용되었다. 한국에서는 이 표현이 번역 없이 그대로 자리 잡아, 감량 후 체중이 다시 증가하는 현상을 가리키는 용어로 쓰이고 있다.
체중을 관리하는 뇌의 ‘설정값’
우리 뇌는 체중을 마치 온도조절기처럼 ‘설정값’으로 관리한다. 오랫동안 70kg을 유지했다면, 뇌는 70kg을 정상 상태로 기억한다. 그런데 다이어트를 통해 갑자기 60kg이 되면 뇌는 이것을 “생존을 위협하는 감소”로 판단한다.
결과는 명확하다. 뇌는 체중을 다시 원래대로 돌리기 위한 여러 신호를 동시에 보내기 시작한다.
식욕을 자극하는 호르몬의 변화

체중이 빠지면 가장 먼저 작동하는 것이 “공복 호르몬”이라고도 불리는 그렐린(ghrelin)이다. 이는 식욕을 강하게 자극하는 호르몬으로 감량 직후에는 그 수치가 크게 높아진다.
또한 NPY, AgRP 같은 ‘폭식 신호’ 신경물질 증가, 음식 보상과 연결된 도파민 민감도 증가가 나타난다. 즉, 체중이 줄어든 뒤에는 체중을 줄이기 전보다 더욱 강력한 배고픔을 느끼기 쉽다.
기초대사량의 감소
다이어트가 끝난 뒤 살이 다시 찌기 쉬운 또 하나의 이유는 기초대사량(BMR)이 줄어든다는 점이다. 몸은 체중 감소를 위기 상황으로 받아들여 에너지 소비를 줄인다. 이를 적응성 열량 감소(adaptive thermogenesis)라고 한다.
이런 변화는 꽤 오래 유지될 수 있다. 이전에는 하루 2000kcal로 유지하던 몸이 감량 후에는 1600kcal만 먹어도 체중이 다시 늘어나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지방세포는 크기만 줄어든다
다이어트로 살이 빠지면 지방세포의 수는 거의 줄지 않고 단지 크기만 작아진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된다. 작아진 지방세포는 스스로를 정상 크기로 되돌리기 위해 포만감을 전달하는 렙틴(leptin) 분비를 줄인다.
렙틴이 줄어들면 뇌는 “지방이 부족하다”는 신호로 받아들여 식욕 증가와 에너지 소비 감소를 동시에 일으킨다. 지방세포의 ‘크기 회복’ 욕구가 요요 효과를 강하게 밀어붙이는 것이다.
호르몬 시스템 전체의 재조정
체중이 줄어들면 몸은 식욕 신호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호르몬 시스템 전체를 다시 조정한다. 대표적으로 갑상선 호르몬(T3)이 감소해 대사 속도가 느려지고,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이 증가해 복부 지방 축적에 유리한 환경이 만들어진다.
또한 인슐린 민감도에도 변화가 생기면서 에너지 사용 방식이 달라진다. 이러한 변화들은 모두 체중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불리하게 작용하고, 결국 몸 전체가 원래 체중으로 되돌아가려는 방향으로 움직이게 된다.
요요를 피하려면
요요 효과는 개인의 의지 부족이 아니라, 체중 감소를 위협으로 인식한 몸의 생존 시스템이 스스로 반응한 결과이다. 그렇다고 이를 피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체중 감량은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진행해야 하며, 식습관과 생활방식은 단기간의 조절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변화해야 한다. 또한 근육량을 늘려 기초대사량을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되며, 극단적인 저칼로리 다이어트는 오히려 요요를 강화하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몸이 새로운 체중을 ‘새로운 정상값’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