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극의 얼음 위에서 군집을 이루는 황제펭귄들 (출처: 픽사베이)
지구의 양 극지방은 모두 혹독한 추위로 유명하지만, 기온을 비교해 보면 남극이 북극보다 훨씬 더 춥다. 그 이유는 단순히 위도의 차이가 아니라, 지형과 고도, 그리고 바다의 존재가 만드는 근본적인 환경 구조의 차이 때문이다.
남극은 대륙, 북극은 바다
가장 큰 차이는 지형의 본질이다. 남극은 얼음으로 덮인 거대한 대륙 위에 자리 잡고 있으며, 그 얼음층의 두께는 평균 2 km 정도에 달한다. 반면 북극은 두께 수 미터의 얼음으로 덮인 바다, 즉 북극해(Arctic Ocean) 위에 존재한다 따라서 남극은 “얼음으로 덮인 땅”이고, 북극은 “얼음이 덮인 바다”인 셈이다.
이 차이가 온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육지는 열을 거의 저장하지 못하지만, 바다는 열을 흡수하고 서서히 방출해 주변 기온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완충 역할을 한다. 그래서 바다 위에 놓인 북극은 상대적으로 따뜻하다.
고도가 다르다
남극은 평균 해발 고도가 약 2,300에서 2,500 m에 달하는 고지대에 위치한다. 고도가 높을수록 대기압이 낮고 공기가 희박해지며, 지표면의 열이 쉽게 빠져나간다.
반대로 북극은 두께 수 미터의 부빙(浮氷)으로, 해수면과 거의 같은 높이에 있기 때문에 기압이 높고 열이 더 오래 머문다. 결국 남극의 기온이 훨씬 더 낮게 유지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고도 차이다.

북극의 얼음 위를 걷는 북극곰 모자(출처: 픽사베이)
바다의 완충 효과와 대륙의 고립
북극의 바다는 태양열을 흡수했다가 서서히 방출하면서 기후를 해양성(海洋性)으로 만든다. 이 덕분에 여름에는 얼음이 녹고, 겨울에도 완전한 극한으로 떨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남극은 사방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으면서도 자체는 대륙이기 때문에 대륙성(大陸性) 기후를 띤다. 열이 축적되지 않고, 바람과 빙상이 열을 반사시켜 기온은 극단적으로 떨어진다.
게다가 남극은 태양의 고도가 낮고 알베도(반사율)가 높아, 태양 복사 에너지가 거의 축적되지 않는다
기록으로 본 차이
- 남극(보스토크 기지, 1983년): –89.2 °C
- 북극(시베리아, 1892년): –68 °C
이 수치는 단순한 기상 데이터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남극은 지구에서 가장 냉각되기 쉬운 지형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북극보다 평균적으로 20도 이상 더 낮은 온도를 유지한다.
마무리하며
남극이 북극보다 더 추운 이유는 단순히 위치 때문이 아니라, ‘얼음으로 덮인 대륙’과 ‘얼음 위의 바다’라는 근본적 구조 차이 때문이다. 북극은 바다가 추위를 완화하지만, 남극은 대륙이 냉기를 가둔다.
그 결과, 지구의 두 끝은 같은 얼음의 세계이지만 남극은 그중에서도 지구에서 가장 혹독한 장소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