혀가 차가운 금속에 달라붙는 이유

소년이 쇠기둥에 혀를 대보려 한다

덤앤더머(Dumb and Dumber)에 나오는 장면이다. 스키장 리프트에 탄 주인공 해리가 생각없이 리프트의 금속 손잡이에 내린 서리를 핥으려다 혀가 딱 달라붙는다. 웃기긴 하지만, 이건 단순한 개그가 아니다. 실제로 가능한 일이다.

혀가 차가운 금속에 붙는 이유

온도가 영하로 내려간 금속은 혀의 열을 순식간에 빼앗아 간다. 혀 표면에는 얇은 침막이 존재하는데, 침이 금속에 닿는 순간 바로 얼어붙는다. 이때 형성된 얇은 얼음층은 금속 표면과 혀 점막을 서로 달라붙게 만든다.

게다가 금속은 열전도율이 매우 높은 물질이다. 열을 빠르게 이동시키는 이 성질 때문에 혀의 열이 순식간에 금속 쪽으로 흘러나간다. 이 빠른 열 이동 덕분에 결빙은 거의 순간적으로 일어난다. 그 짧은 찰나에 혀와 금속은 얼음에 의해 단단히 결합된다.

떼어낼수록 아픈 이유

문제는 그다음이다. 겁이 나서 억지로 떼어내면, 얼음이 함께 떨어지며 혀 표면의 세포가 뜯겨 나간다. 이 과정에서 점막이 손상되고, 미세한 출혈과 날카로운 통증이 뒤따른다.

혀는 생각보다 예민한 기관이다. 표면에는 수천 개의 미세한 돌기(papillae)와 그 사이를 채우는 풍부한 신경 말단이 있다. 맛을 느끼는 감각뿐 아니라, 열과 압력, 통증에도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래서 작은 상처도 매우 아프게 느껴진다.

가장 확실하고 덜 아픈 방법

만약 정말 이런 상황이 생겼다면, 무리해서 떼어내려 하지 말고 따뜻한 물을 천천히 부어 결빙 부위를 녹여야 한다. 온수가 얼음을 서서히 녹이면서 혀와 금속이 자연스럽게 분리된다. 이때 너무 뜨거운 물은 오히려 화상을 입힐 수 있으니, 체온 정도의 따뜻한 물이 적당하다

웃기지만, 과학이다

겨울철 금속은 그저 차가운 물체가 아니다. 그 표면에는 열전도율이라는 물리 법칙이 숨어 있다. 이 단순한 장난은, 물리학·생리학·열역학이 만나는 교차점이다.

결국 ‘덤앤더머’의 그 장면은 코미디이지만 과학적으로도 완벽히 설명 가능한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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