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라이샌드 효과(Streisand Effect) – 숨기려 하면 더 드러난다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말리부 저택

바브라 스트라이샌드의 말리부 저택 항공사진, ‘스트라이샌드 효과’의 기원이 된 장면.

By (C) 2002 Kenneth & Gabrielle Adelman, CC BY-SA 3.0, wikimedia commons.

인터넷 시대에는 한 가지 역설적인 법칙이 있다. 감추려고 할수록 오히려 더 널리 퍼진다는 것. 이 현상은 “스트라이샌드 효과(Streisand Effect)”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검열이나 삭제 시도가 왜 종종 실패로 끝나는지 잘 보여준다.

이름의 유래: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사건

2003년, 미국의 배우이자 가수 바브라 스트라이샌드(Barbra Streisand)는 곤혹스러운 일을 겪었다. 해안 침식을 기록하기 위해 사진가 케네스 아델만(Kenneth Adelman)이 수천 장의 항공사진을 촬영했는데, 그중 한 장에 스트라이샌드의 말리부 저택이 찍힌 것이다.

문제의 사진은 원래 과학 연구용으로 공개된 것이었고, 실제 조회수는 고작 6회에 불과했다. 그마저도 두 번은 스트라이샌드 측 변호사였다. 하지만 그녀는 이를 프라이버시 침해라고 주장하며 무려 5천만 달러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결과는 아이러니했다. 소송 덕분에 언론과 네티즌들의 관심이 폭발적으로 쏠렸고, 이전까지 거의 주목받지 못했던 사진은 단숨에 100만 회 이상 다운로드되며 전 세계로 퍼져 나갔다. 이는 숨기려던 시도가 오히려 전 세계에 퍼지게 만든 대표적 사례로 스트라이샌드 효과(Streisand Effect)라는 이름의 기원이 되었다.

고대에도 있었던 현상

사실 이런 현상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로마의 역사가 타키투스(Tacitus)는 네로 황제가 일부 저작을 금지했을 때 오히려 사람들의 호기심이 커져 그 책들을 더 열심히 읽었다고 기록했다. 그러나 금지가 해제되자 곧 관심이 사라졌다고 한다. 즉, “금지”라는 꼬리표가 사람들의 욕망을 자극한다는 점은 오래전부터 잘 알려져 있었던 셈이다.

오늘날의 의미: 인터넷과 검열

무언가의 유통을 통제하거나 감추려는 시도가 오히려 역효과를 내는 스트라이샌드 효과는 특히 디지털 환경에서 두드러진다. 인터넷에서는 한 번 확산된 정보가 순식간에 복제되고 저장된다. 따라서 어떤 기관이나 개인이 민감한 게시물을 삭제하거나 차단하려 할수록, 그것이 “감춰졌다”는 사실 자체가 화제가 되어 더 빨리, 더 멀리 확산된다.

대표적인 예가 SNS에서의 검열, 저작권 문제, 혹은 정치적 통제 시도다. 삭제된 게시물의 스크린샷이나 밈(meme)은 오히려 더 강력한 바이럴 콘텐츠로 진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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