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속의 함정, 싱크홀(sinkhole)

싱크홀 이라크

이라크 모술댐 하류 지역에 발생한 싱크홀

U.S. Army Corps of Engineers, Public Domain, wikimedia commons.

보이지 않는 위험

싱크홀(sinkhole)은 지표가 갑자기 꺼져 함몰이 생기는 현상을 말한다. 겉에서 보기에는 평평하고 단단해 보이지만, 지하에서는 빈 공간이 점점 커져 가고 있을 수 있다. 이러한 함몰은 지형과 지질 조건에 따라 전 세계 어디서나 발생할 수 있으며, 규모에 따라 건물, 도로, 심지어 마을 전체를 삼킬 수도 있다.

싱크홀이 만들어지는 원리

싱크홀은 주로 기반암이 물에 녹는 과정에서 시작된다. 빗물이나 지하수는 토양을 통과해 암석 속으로 스며들고, 석회암·소금층·탄산염 암석처럼 용해성이 높은 암석을 조금씩 녹인다. 이렇게 형성된 작은 틈은 시간이 지나며 넓어지고, 지표를 떠받치는 구조가 약해진다. 어느 순간 하중을 견디지 못하면, 지표는 붕괴해 함몰이 생긴다.

특히 도시에서는 배수 공간이 제한되고 빗물이 특정 지점에 집중되기 쉽다. 지하수 분포가 불균형해지면 기반암이 더 빨리 약해지고, 고층 건물과 도로망의 하중이 붕괴 위험을 높인다.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세 가지 유형

자연 발생 싱크홀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된다.

  1. 용해형(Dissolution)
    기반암을 덮는 토양과 식생이 거의 없는 지역에서 발생한다. 빗물이 바로 기반암으로 스며들어 오랜 시간에 걸쳐 녹이며 함몰을 만든다.
  2. 피복침하형(Cover-subsidence)
    모래가 기반암을 덮고 있는 지역에서 나타난다. 작은 모래 입자가 기반암 틈으로 흘러 들어가 지표에 움푹한 지형이 생기지만, 규모는 비교적 작다.
  3. 피복붕괴형(Cover-collapse)
    가장 위험하고 잘 알려진 유형이다. 점토층이 기반암 위를 덮어 얇지만 단단한 구조를 형성하고, 그 아래에서 빈 공간이 커진다. 한계에 도달하면 이 구조가 한순간에 붕괴해 대형 함몰을 만든다.

인위적 싱크홀

싱크홀 과테말라시티

2007년 과테말라시티 싱크홀 합성 이미지 (노후 하수관 파손으로 생긴 인위적 싱크홀)

By Eric Haddox, CC BY 2.0, wikimedia commons.

싱크홀은 지질 작용에 의해 자연적으로 형성되기도 하지만, 인간의 활동으로 인해 발생하기도 한다. 이를 인위적 싱크홀이라 하며, 원인은 다양하다. 대표적으로 상수도나 하수관의 누수, 노후된 지하 인프라의 붕괴, 채굴 및 터널 공사, 지하수의 과도한 양수(揚水) 등이 있다.

이러한 요인들은 지하의 지반을 약화시키거나 빈 공간을 만들고, 결국 지표가 붕괴하도록 만든다. 인위적 싱크홀은 주로 도심에서 발생하며, 자연적 싱크홀보다 짧은 시간에 형성되고 피해 지역이 인프라 시설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

예방과 대비

싱크홀은 자연적인 지질 작용과 인위적인 환경 변화가 함께 작용해 발생한다. 따라서 용해성 암석이 분포한 지역이나 배수 구조가 취약한 도시는 정기적인 지반 조사와 지하수 관리가 필요하다. 땅속에서 벌어지는 작은 변화가, 어느 날 갑자기 큰 재난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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