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100: 100% 재생에너지로 가는 약속

re100 풍력발전

기업들이 왜 100% 재생에너지를 약속하는가

‘RE100’은 ‘Renewable Energy 100’의 약자다. 전 세계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자사의 전력 소비를 100%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선언하는 글로벌 이니셔티브다. 2014년 영국의 비영리단체 ‘더 클라이밋 그룹(The Climate Group)’과 CDP(Carbon Disclosure Project)가 함께 출범시켰으며, 단순한 선언을 넘어 기한 내 전환 계획과 실행 경과를 투명하게 보고해야만 회원 자격을 유지할 수 있다.

기업이 RE100에 참여한다는 건 더 이상 ‘착한 척’이 아니다. 투자자와 소비자 모두 지속가능성을 기준으로 기업을 평가하는 시대, 재생에너지 전환은 생존 전략이자 미래 대비다.

재생에너지 100%란 무엇인가

RE100에서 말하는 재생에너지는 태양광, 풍력, 수력, 바이오에너지, 지열 등 이산화탄소를 거의 또는 전혀 배출하지 않는 에너지원을 의미한다. 이들 에너지를 직접 생산해서 쓰는 것도 가능하지만, 대부분의 기업은 녹색 전력 구매(Green Purchase)나 재생에너지 인증서(REC)를 통해 이를 충당한다.

다시 말해, 실제로는 화석연료 기반 전기를 사용하더라도, 동일한 양의 재생에너지가 전력망 어딘가에서 생산되고 있다는 점을 인증받아, 기업 전체로서 ‘탄소제로’에 가까운 전력 소비 구조를 만든다는 것이다.

참여 기업과 그 의미

2025년 현재 RE100에는 400개 이상의 글로벌 기업이 가입해 있다.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IKEA, BMW, 나이키 등 기술·유통·제조 전 분야를 아우른다. 이들은 2025년부터 2040년 사이에 10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미 대부분이 70% 이상의 재생에너지 전환율을 달성하고 있다.

한국 기업도 예외는 아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에너지솔루션, 현대자동차 등이 가입했으며, 한국의 전력 구조상 난이도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PPA(전력구매계약), REC 거래, 자가발전 등 다양한 방식으로 대응 중이다.

이런 움직임은 시장에도 신호를 보낸다. “친환경 기업이 아니면 거래하지 않겠다”는 공급망 압력이 실제로 존재하며, RE100 참여 여부가 조달, 투자, 소비자 평가에 직결되는 새로운 기준이 된 것이다.

re100 태양광

실현 가능한 약속인가

비판도 존재한다. 특히 재생에너지 전환은 지역마다 전력망의 구조, 법적 제약, 기후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모든 기업이 같은 속도로 따라가기 어렵다. 또한 REC 구매만으로 ‘진짜 친환경’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회의적 시선도 있다.

그러나 RE100은 완벽함보다 방향성과 투명성을 우선시한다. 일시적인 한계는 존재하지만, 이를 드러내고 개선하는 과정 자체가 기업의 책임을 보여주는 새로운 방식이다. 100%라는 목표는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기업 스스로 기준을 높이고 그 기준에 자신을 맞추는 약속이다.

앞으로의 과제

RE100은 이제 초기 선언의 단계에서 벗어나 이행의 단계에 들어섰다. 진짜 과제는 실행이다. 재생에너지 인프라 확충, 전력 저장 기술, 국가별 정책 개선 없이 기업 단독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 이는 결국 국가와 민간이 함께 풀어야 할 문제다.

또한 RE100은 전력만을 다룬다. 열에너지나 운송연료, 원료 생산에서의 탄소 배출은 별개다. 그렇기에 기업의 전체적인 탄소 중립 전략은 RE100을 기반으로 하지만, RE100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인식이 필요하다.

마무리하며

RE100은 하나의 글로벌 약속이다. 그 약속이 빠르게 확산되는 이유는 단순하다. 지속가능성이 선택이 아닌 전제가 되었기 때문이다. 100% 재생에너지는 먼 미래의 이상이 아니라, 오늘의 전략이 되었다. 어떤 기업이 RE100에 가입했는지를 보는 것은, 그 기업이 얼마나 진지하게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지를 가늠하는 중요한 단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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