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한국의 여권지수, 2위인가 39위인가?

한국 여권과 여행 티켓

같은 여권인데 한 평가에서는 2위, 다른 평가에서는 39위라고 한다. 수치가 이토록 차이나는 이유는 이 순위들이 서로 다른 질문에 대한 답이기 때문이다.

한국 여권이 2위인 이유

2025년 기준, 한국 여권으로는 전 세계 190개국에 비자 없이 입국할 수 있다. 이 수치는 Henley & Partners가 발표하는 ‘Henley Passport Index’에서 집계된 것으로, 여권 소지자가 무비자 또는 도착 비자 조건으로 입국 가능한 국가 수만을 기준으로 한다.

이 지수는 가장 널리 사용되는 여권 순위 지표로, 기준이 단순명료하다. 한국은 일본, 싱가포르 등과 함께 여행의 자유도에서 최상위권에 있다. 즉, 이 2위는 “출입국의 편의성”이라는 한 가지 조건만으로 매겨진 결과다.

한국 여권이 39위인 이유

반면, Nomad Capitalist가 발표하는 ‘Nomad Passport Index’에서는 한국이 39위에 머물고 있다. 여기서의 기준은 전혀 다르다. 단순히 얼마나 많은 나라에 들어갈 수 있느냐가 아니라, 그 여권으로 살아가는 삶의 조건이 어떤가를 묻는다.

이 지표는 다음과 같은 항목을 종합해 평가한다:

  • 해외 소득 과세 여부
  • 이중국적 허용 여부
  • 시민의 자유도
  • 해외 체류와 국적 유지의 용이성
  • 국제적 신뢰도 및 명성

한국은 이중국적을 제한하고 있으며, 해외에 거주하더라도 세법상 거주자로 분류되면 외국에서 얻은 소득까지 모두 과세 대상이 된다. 여권 소지자로서 해외에서 더 유연한 법적·재정적 권리를 누리기 어려운 구조다.

그 결과, 한국은 Nomad 방식의 지표에서 높은 입국 가능성을 갖고도 낮은 순위를 받는다. 이 39위는 ‘글로벌한 삶을 설계할 때 그 여권이 얼마나 유리한가’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다.

순위보다 중요한 것은 기준

2위와 39위. 수치는 다르지만 그 자체로 모순은 아니다. 한국 여권이 매우 넓은 지역에서 인정받고 있다는 사실은 여전히 유효하고, 동시에 글로벌 이동과 정착이라는 더 복합적인 조건에서는 개선의 여지가 있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여권의 순위는 단지 국가의 국제적 위상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개인에게 어떤 자유와 제약을 부여하는지를 비추는 거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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