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가지 음식만으로 생존하기, 가능할까?

피자 한 조각

인간의 식사는 본래 다양성을 전제로 한다. 필요한 영양소를 단일 식품만으로는 충족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이런 가정은 어떨까, 만약 어떤 극한 상황에 처해 한 가지 음식만 먹어야 한다면? 물론, 현실에서는 거의 불가능하지만 영양학적으로는 한번 생각해볼만 하다.

생존에 필요한 조건

생명 유지에 필요한 최소 조건은 비교적 분명하다. 인체는 약 20종의 아미노산 중 9종의 필수 아미노산(발린, 류신, 이소류신, 메티오닌, 페닐알라닌, 트립토판, 트레오닌, 히스티딘, 라이신)을 반드시 외부에서 섭취해야 한다. 여기에 13종의 비타민과 15종 이상의 무기질도 필수다.

이 영양소들은 단백질 합성, 신진대사, 면역체계 유지, 뼈와 근육 형성, 신경 전달 같은 기본 기능에 관여한다. 문제는 이렇게 다양한 요소를 한 가지 식품에서 모두 얻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감자: 거의 완전한 식품

감자 이미지

감자는 한때 ‘거의 완전식품’으로 불리기도 했다. 18세기 후반과 19세기 초반 아일랜드에서는 감자가 주식으로 자리 잡았고, 당시 인구의 약 3분의 1이 대부분의 칼로리를 감자에서 얻었다.

실제로 흰 감자는 필수 아미노산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단백질 영양만 놓고 본다면 크게 부족하지 않다. 또한 비타민 C, 칼륨, 일부 비타민 B군도 풍부하다. 문제는 지방에서 오는 지용성 비타민(A, D, E, K)과 칼슘, 아연, 셀레늄 등 일부 미네랄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고구마로 이 단점을 조금 보완할 수는 있다. 고구마에는 비타민 A와 E가 풍부해 면역 유지와 항산화 기능을 지원할 수 있다. 그러나 고구마 하나만으로는 단백질이 턱없이 부족하다. 어느 정도 보완은 가능하겠지만 이 두 가지만으로 평생을 버티기는 어렵다.

이론적 계산의 함정

영양학자들은 계산을 통해 흥미로운 결론을 제시한다. 만약 감자만으로 칼슘과 단백질을 충족하려 한다면, 하루에 감자 80여 개를 먹어야 한다. 단백질만 기준으로 해도 약 25개가 필요하다.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뿐 아니라, 엄청난 양의 전분 섭취로 인해 혈당이 급격히 상승해 당뇨, 비만, 대사질환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즉, 이론적으로는 감자만으로도 일정 기간 생존은 가능하지만, 건강을 해치지 않고 지속하기에는 위험 부담이 너무 크다.

마무리하며

“한 가지만 먹고 살 수 있을까?”라는 질문의 답은 명확하다. 짧은 기간이라면 가능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불가능하다. 인간은 다양한 영양소를 필요로 하는 복잡한 존재다. 감자나 고구마처럼 ‘거의 완전식품’에 가까운 경우조차 영양 불균형을 피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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