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하바드에서 개최된 이그 노벨프라이스 시상식
Photo by Jeff Dlouhy on Flickr / CC BY 2.0
엉뚱한 상, 그러나 결코 가볍지 않다
매년 가을 노벨상이 발표되기 직전 미국 하버드대학교에서는 조금 특별한 시상식이 열린다. 바로 이그노벨상(Ig Nobel Prize)이다. 이름은 ‘노벨상(Nobel Prize)’에서 따왔지만, ‘ignoble(하찮은, 조악한)’이라는 단어와 겹쳐지면서 일종의 언어유희가 된다. 얼핏 들으면 단순한 패러디 같지만, 이 상은 1991년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오며 세계적인 엉뚱한 과학 축제로 자리 잡았다.
이그노벨상의 표어는 “사람들을 먼저 웃게 하고, 그다음 생각하게 한다”이다. 따라서, 연구 주제는 우스꽝스럽거나 기이해 보일 수 있지만, 그 속에는 사회와 과학에 의미 있는 메시지가 숨어 있어야 한다.
어떤 연구들이 수상했을까?
이그노벨상 수상작들은 매년 언론과 대중의 화제를 몰고 온다. 몇 가지 사례만 살펴보자.
- 2009년 심리학상: 사람들이 욕설을 할 때 고통을 덜 느낀다는 연구
- 2019년 의학상: 피자에 함유된 항산화제가 심혈관 질환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
- 2022년 물리학상: 오리 새끼들이 대형을 이루며 수영할 때의 에너지 절약 원리 연구
- 2025년 평화상: 보드카 한 잔이 사람들의 외국어 능력을 향상시킨다는 연구
이처럼 수상작만 나열해도 웃음이 나오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모두 과학적으로 설계된 연구이며 학문적 기여도 무시할 수 없다.
왜 이런 상이 필요할까?
이그노벨상은 과학의 ‘인간적인 면’을 드러내는 역할을 한다. 노벨상이 인류 발전에 공헌한 위대한 발견을 기린다면, 이그노벨상은 과학이 가진 호기심과 유머, 그리고 실험정신을 보여준다. 많은 연구가 처음에는 엉뚱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기발한 아이디어가 때로는 새로운 발견의 씨앗이 되기도 한다.
일례로, 이그노벨상과 노벨상을 모두 수상한 과학자 안드레 가임(Andre Geim)이 있다. 그는 2000년, 자석을 이용해 살아있는 개구리를 공중에 띄우는 기발한 실험으로 이그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그리고 10년 뒤인 2010년, 그래핀(graphene)을 발견한 공로로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다. 그의 그래핀 연구는 개구리 부양 실험에서 얻은 영감이 출발점이 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시상식 풍경
이그노벨상 수상자들은 상금으로 10조 짐바브웨 달러 지폐 한 장을 받는다.
By Meduzot – Own work, Public Domain, wikimedia commons.
시상식 역시 독특하다. 실제 노벨상 수상자들이 무대에 올라 상을 수여하고, 수상자들은 짧게(정해진 시간은 단 60초) 자신의 연구를 소개해야 한다. 시간이 초과되면 어린 소녀가 등장해 “그만하세요, 지루해요”(Please stop, I’m bored!)라고 외치며 발표를 끊는 전통도 있다. 청중은 종이비행기를 날리고, 무대 위는 웃음과 박수로 가득하다. 하지만 그 속에는 과학의 즐거움과 창의성이 진지하게 녹아 있다.
웃음 뒤에 오는 호기심
이그노벨상은 엉뚱한 연구를 비웃는 자리가 아니다. 오히려 과학을 대중에게 친근하게 소개하고, 웃음을 통해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창구다.
‘별난 연구’에 웃음을 터뜨리면서도, “왜 저런 현상이 일어날까?”라는 의문이 뒤따른다. 과학은 바로 그러한 질문에서 시작되며, 이그노벨상은 그 출발점을 웃음으로 일깨워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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