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모론(conspiracy theory)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빈티지 광고 이미지를 재해석한 개인 창작 ‘음모론’ 일러스트

By CHRISTOPHER DOMBRES from SETE, CC0, wikimedia commons.

음모론이라는 설명 방식

음모론(conspiracy theory)은 특정 집단이나 권력이 진실을 숨기고 사건을 조종하고 있다는 믿음이다. 우연과 복잡성은 배제되고, 모든 결과에는 의도가 부여된다. 설명은 단순해지고 세상은 이해 가능한 구조로 재구성된다. 예측할 수 없는 현실을 하나의 이야기로 정리하는 방식이다.

익숙한 음모론의 얼굴

달 착륙 조작설은 국가가 기술적 한계를 감추기 위해 역사적 사건을 연출했다는 주장이다. 백신 음모론은 기업이 이익을 위해 위험을 은폐한다는 서사로 확장된다. 기후 변화 음모론은 과학적 합의가 정치적 통제의 도구라는 해석으로 이어진다. 이 이야기들은 사실의 부재보다 해석의 방향에서 공통점을 가진다.

정보보다 감정의 문제

음모론은 지식의 많고 적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불안감, 소외감, 사회에 대한 불신이 강할수록 음모론은 더 설득력을 얻는다. 세상이 자신에게 불공정하게 작동한다는 감정은 숨겨진 적을 상정하게 만든다. 음모론은 정보의 문제가 아니라 정서의 문제에 가깝다.

통제감을 회복하는 서사

‘새로운 세계 질서’ 음모론 이미지

새로운 세계 질서’ 음모론 이미지

By NWO pwn – Own work, CC BY-SA 4.0, wikimedia commons.

대형 재난과 팬데믹, 경제 위기는 개인의 통제 범위를 넘어선다. 이때 음모론은 혼란에 질서를 부여한다. 누군가 모든 것을 조종하고 있다는 믿음은 우연보다 견디기 쉽다. 자신만은 진실을 보고 있다는 감각은 자존감을 보완한다.

음모론은 언제 감시가 되는가

모든 음모론이 무가치한 것은 아니다. 정부나 기업은 실제로 불리한 정보를 숨긴 적이 있다. 많은 내부 고발과 탐사 보도는 처음에 근거 없는 의혹으로 취급되었다. 이 단계의 의심은 권력을 감시하는 기능을 한다. 설명되지 않은 공백을 질문하고, 증거를 요구한다. 이 지점까지는 음모론이라기보다 비판적 의심에 가깝다.

왜곡으로 변하는 순간

문제는 의심이 증거로 조정되지 않을 때 발생한다. 반증을 거부하고, 모든 반대를 은폐의 일부로 해석하는 순간 설명은 멈춘다. 믿음은 수정 불가능한 신념으로 굳어진다. 이 단계에서 음모론은 진실을 밝히지 못하고 현실을 왜곡한다.

개인을 넘어선 사회 현상

음모론은 개인의 기이한 사고가 아니라 사회적 조건의 산물이다. 신뢰가 약화되고 설명이 부족해질수록 음모론은 확산된다. 이는 정보 전달의 실패라기보다 관계와 신뢰의 균열에 가깝다.

마무리하며

대부분의 음모론은 사실로 입증되지 않지만, 아무 이유 없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불확실한 현실을 견디기 위한 하나의 서사다. 음모론을 이해한다는 것은 거짓을 받아들이는 일이 아니다. 그 이야기가 필요해지는 조건을 들여다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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