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반품의 또 다른 여정

택배를 나르는 소년의 이미지

불투명한 한국의 반품 현황

온라인 쇼핑은 이제 일상적인 소비 방식이 되었다. 원클릭 주문, 간편한 결제, 무료 반품까지 ᅳ 모든 과정이 빠르고 익숙하다. 하지만 반품된 상품이 그 이후 어떤 경로를 거치는지는 명확히 알려져 있지 않다. 한국에서는 전자상거래 규모가 급격히 커졌지만 반품된 상품의 재유통과 폐기 비율을 보여주는 통계는 거의 없다.

이유는 여러 가지다. 기업 내부 물류망에서 반품된 상품은 검사와 재포장, 재판매 또는 폐기의 단계를 거치지만, 이 과정의 비율은 기업별로 상이하며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다. 또한 리퍼(Refurbished)나 리셀(Resell) 시장이 활발해 반품된 상품이 다른 유통망으로 이동하는 경우도 많다. 이처럼 흐름이 복잡하고 경로가 분산되어 있어, 반품된 상품이 실제로 얼마나 다시 판매되고 얼마나 폐기되는지를 한눈에 파악하기는 어렵다.

유럽에서 진행된 반품 조사

유럽에서도 온라인 반품의 흐름은 점차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스웨덴 룬드대학교 연구진은 섬유 및 전자제품 기업 11곳을 대상으로 반품된 상품의 처리 방식을 인터뷰 조사했다. 이 연구는 표본 규모가 크지 않고, 통계적 분석보다는 실태를 탐색적으로 파악한 수준이지만, 반품의 경제적·환경적 부담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조사 결과, 제품의 가격이 낮을수록 재검수와 재포장보다 폐기가 더 자주 선택되는 경향이 나타났다. 유럽환경국(EEB)은 이와 같은 문제를 바탕으로 2022년 한 해 EU 내에서 폐기된 섬유 및 전자제품의 가치를 약 210억 유로(한화 약 30조 원)로 추정했다.
이는 개별 연구보다 규모가 큰 추정치이지만, 여전히 정확한 통계 기반보다는 환경적 문제 의식을 드러내는 지표에 가깝다.

서로 다른 환경, 다른 접근

유럽은 반품의 문제를 소비 편의보다 환경적 지속 가능성의 맥락에서 바라보려는 연구가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이에 비해 한국에서는 관련 통계가 부족하고, 기업과 정부 기관이 반품의 순환 구조를 환경 데이터로 연결하는 시도는 아직 초기 단계다.

그렇다고 해서 상황이 부정적이라는 뜻은 아니다. 한국은 리퍼브 시장과 중고 거래 플랫폼이 빠르게 성장하며 반품된 상품의 재활용과 재사용 가능성이 점차 확대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다만 앞으로는 이런 다양한 유통 경로가 환경적 데이터로 통합되어 소비의 순환 구조를 더 명확히 이해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면 좋을 것이다.

소비가 남긴 발자국을 이해하는 일

반품은 소비의 한 과정이자, 상품이 다시 사회로 되돌아가는 경로이다. 그 흐름을 수치로 확인할 수 있다면 우리가 만든 순환이 얼마나 효율적인지, 혹은 얼마나 낭비적인지를 더 정확히 알 수 있을 것이다. 소비의 속도가 빠를수록 그 뒤를 따라가는 데이터의 흐름도 함께 정교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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