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은 필요할 때 에너지를 꺼내 쓰기 위해 포도당을 저장해 둔다. 이 저장 형태가 바로 당원(글리코겐, glycogen)이다. 당원병은 이 저장된 에너지를 만들거나 보관하고, 다시 꺼내 쓰는 과정이 원활하지 않아 발생하는 질환이다. 즉 에너지 자체가 부족한 병이 아니라, 에너지의 흐름이 막히는 병이다.
당원이란 무엇인가

이 그림은 글리코겐의 분자 구조를 나타낸 것이다.
By Mikael Häggström, CC0, wikimedia commons.
당원(glycogen)은 여러 개의 포도당(glucose)이 사슬처럼 연결된 고분자 물질이다. 주로 간과 근육에 저장되며, 공복이 되거나 운동처럼 에너지가 급히 필요할 때 다시 포도당으로 분해된다. 이 과정은 단순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여러 단계의 효소 반응으로 이루어진 정교한 시스템이다.
당원병의 본질
당원병(Glycogen Storage Disease, GSD)은 이 효소들 중 하나 이상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발생하는 유전성 대사질환이다. 효소가 멈추면 당원의 합성이나 분해가 중단되고, 그 결과 에너지가 필요한 순간에 공급되지 않는다. 문제는 에너지가 부족한 상황이 반복되면서 장기 자체가 부담을 받게 된다는 점이다.
장기별로 나타나는 차이

에너지로 쓰이지 못한 당원이 근육 조직에 남긴 흔적
By Jensflorian – Own work, CC BY-SA 4.0, wikimedia commons.
당원은 주로 간과 근육에 저장되기 때문에 증상 역시 이 두 기관을 중심으로 나타난다. 간이 영향을 받으면 혈당(glucose level)을 유지하지 못해 공복 시 저혈당이 쉽게 발생한다. 반대로 근육이 중심이 되는 경우에는 운동 중 에너지를 만들지 못해 근육 통증이나 피로, 근력 저하가 두드러진다. 일부 유형에서는 심장이나 신장까지 영향을 받으며, 이 경우 질환의 양상은 더욱 복잡해진다.
왜 유형이 다양한가
당원 대사는 하나의 반응이 아니라 연속된 경로(pathway)이다. 어느 단계에서 문제가 생기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당원병이 된다. 그래서 당원병은 하나의 병이라기보다 여러 질환을 묶어 부르는 이름에 가깝다. 각 유형마다 발병 시기, 증상, 예후가 다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치료의 방향
현재로서는 당원병을 근본적으로 고치는 치료는 없다. 대신 치료의 핵심은 에너지 결핍이 발생하지 않도록 환경을 조절하는 것이다. 규칙적인 탄수화물 공급, 공복 시간 관리, 필요에 따라 특정 영양 전략을 사용하는 방식이 이에 해당한다. 효소의 문제를 식사와 생활 리듬으로 우회하는 셈이다.
당원병을 한 문장으로 설명하면
당원병은 에너지가 부족한 병이 아니라, 에너지를 꺼내 쓰지 못하는 병이다. 이 문장은 당원병의 생화학적 구조와 임상적 특징을 가장 단순하게 설명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