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천장(glass ceiling): 보이지만 통과할 수 없는 장벽

유리천장을 효현하기 위해 AI가 생성한 이미지.

개념 정의

유리천장(glass ceiling)은 여성이나 소수자가 조직 내에서 일정 직급 이상으로 승진하지 못하게 하는 보이지 않는 장벽을 말한다. 겉보기에는 모든 구성원에게 기회가 열려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조직의 구조와 문화, 그리고 무의식적 편견이 상위직 진입을 막는다.

‘유리’라는 표현은 장벽이 눈에 보이지 않지만 존재한다는 점을 상징한다. 투명하기 때문에 위로 올라갈 수 있을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통과할 수 없는 경계가 존재한다. 유리천장은 법이나 규정처럼 명문화된 제도가 아니라, 관행과 인식, 문화 속에서 서서히 형성되는 비공식적 한계선이다.

용어의 유래

이 표현은 1980년대 미국에서 등장했다. 당시 여성의 사회 진출은 급격히 늘어났지만 기업의 고위직과 임원 자리는 여전히 남성 중심이었다. 중간관리자급까지는 일부 진출이 가능했으나 그 위 단계로 갈수록 여성의 비율은 급격히 줄어들었다.

이 현상을 대중적으로 알린 계기는 1986년 월스트리트 저널(The Wall Street Journal)의 기사였다. 기사에서는 “여성들이 정상에 오르지 못하게 막는 보이지 않는 장벽이 있다”라며, 이를 처음으로 글래스 실링(glass ceiling, 유리천장)이라 명명했다.

이후 이 개념은 미국 사회 전반에서 성별 승진 격차를 설명하는 대표 용어가 되었고, 세계 각국의 기업과 공공기관에서도 구조적 불평등을 설명하는 개념으로 확산되었다.

작동 방식

유리천장은 명문화된 규정이 아니라, 조직 내부에 스며든 무의식적 편견과 비공식적 관행을 통해 작동한다. 이는 채용, 평가, 승진의 모든 과정에 걸쳐 서서히 누적된다.

리더십과 결단력이 전통적으로 남성적 특성으로 여겨지면서, 여성이 같은 역량을 보여도 ‘감정적이다’, ‘결단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기 쉽다. 성과 또한 능력보다 운이나 타인의 도움으로 평가되는 경우가 많아, 동일한 실적에도 결과가 달라진다.

비공식적 네트워크도 문제다. 회식, 골프, 사적 모임 등 남성 중심의 공간에서 인사나 의사결정이 이루어질 때, 여성은 정보와 기회의 접근권을 잃는다. 여기에 경력 단절에 대한 선입견이 더해져, 실제 공백이 없어도 ‘언젠가 떠날지도 모른다’는 이유로 배제된다.

이처럼 구조적 요인들이 겹치며 여성은 일정 단계까지는 오르지만, 그 위에서는 투명한 벽에 가로막힌다. 관리자급까지 유지되던 비율이 임원·경영진으로 갈수록 급감하는 것은 개인 능력이 아니라, 조직 구조가 만든 불균형 때문이다.

한국 사회의 현실

한국에서 ‘유리천장’ 개념은 1990년대 후반 이후 학계와 언론을 통해 소개되었다. 2000년대 들어 기업과 공공기관의 성평등 지표로 활용되면서 성별 승진 격차를 보여주는 핵심 용어로 자리 잡았다.

한국의 여성 고용률은 꾸준히 증가했으나 고위직 여성 비율은 여전히 낮은 편이다. 중간관리자까지는 진출이 이루어지지만, 임원과 이사회, 최고경영자 자리는 대부분 남성이 차지한다. 

이 같은 구조는 개인의 역량 부족이라기보다 조직 문화와 인식 속에 자리한 보이지 않는 장벽에서 비롯된 결과로 볼 수 있다. 법적으로는 존재하지 않지만, 유리천장은 여전히 많은 여성의 경력 경로 속에서 체감되는 현실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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