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는 비(Freezing rain)와 강수 형태의 구분

캐나다에서 촬영된 어는 비

어는 비 (캐나다, 2013)

By Laslovarga – Own work, CC BY-SA 3.0, wikimedia commons.

어는 비의 정의와 형성 과정

어는 비(Freezing rain)는 대기 과학에서 과냉각 강수(supercooled precipitation)라고 불리는 현상 가운데 하나이다. 강수는 대기 상층에서 눈이나 얼음 알갱이의 형태로 형성되지만, 하강 도중 비교적 두터운 양의 기온층(warm layer)을 통과하면 완전히 녹아 액체 상태로 변한다.

문제는 때때로 그 아래, 지표면 인근에 형성되는 한랭 경계층(subfreezing layer)이다. 이 층의 두께가 너무 얇으면 빗방울은 다시 얼어붙을 시간을 갖지 못한 채, 온도가 0℃ 이하임에도 액체 상태로 남는다. 이 상태가 바로 과냉각이다.

과냉각된 물방울은 대기 중에서는 안정적으로 존재하지만, 도로·전선·수목과 같이 차갑게 식은 고체 표면에 닿는 순간 잠열(latent heat)의 방출과 함께 급격히 동결한다. 이로써 표면 전체가 단단한 얼음막으로 뒤덮이며, 단순한 비와는 전혀 다른 위험성을 띠게 된다.

눈의 형성 원리

눈은 대기 전체가 영하로 유지될 때 생성된다. 상층에서 수증기가 직접 승화하여 얼음 결정으로 바뀌고, 이 결정이 성장하여 눈송이가 된다. 대기 하층에서도 온도가 계속 영하라면 눈은 녹지 않고 그대로 지상에 도달한다. 이는 고체 상태의 강수이며, 기상학적으로는 가장 단순한 형태이다.

비의 조건

비는 반대로, 따뜻한 공기층이 지표면까지 확장될 때 나타난다. 이 경우 눈이나 얼음 알갱이는 하층으로 내려오는 동안 완전히 녹아 액체가 되고, 이 액체가 그대로 지상에 도달하여 우리가 아는 비가 된다.

싸락눈의 특성과 차별성

싸락눈(sleet 또는 ice pellets)은 어는 비와 종종 혼동되지만, 실제로는 형성 과정에 분명한 차이가 있다. 빗방울이 한랭층을 통과하는 동안 그 층이 충분히 두껍다면 물방울은 지표면에 닿기 전에 다시 고체화한다. 그 결과 지상에는 작은 얼음 알갱이 형태로 도달하며, 도로 위에서는 부서진 얼음 조각처럼 흩어지는 양상을 보인다.

진눈깨비

진눈깨비(rain and snow mixed)는 눈과 비가 동시에 섞여 내리는 현상을 말한다. 눈송이가 떨어지면서 녹아 물방울과 섞이거나, 비가 내리는 동안 대기 일부가 영하로 유지되어 눈이 섞여 내리기도 한다. 겉보기에는 눈과 비가 뒤섞여 흩날리며, 땅에 닿으면 빠르게 녹아 젖은 형태를 남긴다.

어는 비의 독특한 위험성

어는 비의 빙설로 덮인 도로

어는 비로 빙설이 덮인 버지니아주 스털링의 도로

By Famartin – Own work, CC BY-SA 4.0, wikimedia commons.

눈은 가시적으로 쌓이며, 싸락눈은 작은 얼음 알갱이로 관찰된다. 그러나 어는 비는 투명한 비얼음(glaze ice)을 형성한다는 점에서 차별적이다. 이는 육안으로는 단순히 젖은 표면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극도로 미끄러운 상태를 만들어 교통사고와 대형 참사의 원인이 된다. 또한 나무와 전선 위에 수 센티미터 두께의 얼음이 형성되면 하중으로 인해 대규모 정전과 구조물 붕괴가 발생할 수 있다.

이처럼 어는 비는 기상학적으로 희귀하지만 파괴력이 큰 현상이며, 단순한 강수 형태를 넘어 사회적 재난으로 이어질 잠재성을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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