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diabetes) 치료, 관해와 완치 사이

당뇨병 피검사 장면

당뇨병, 두 얼굴의 질환

당뇨병(diabetes)은 같은 이름을 쓰지만, 사실 전혀 다른 두 가지 모습으로 나뉜다. 제1형 당뇨병은 자가면역 반응 때문에 발생한다. 몸의 면역체계가 췌장에서 인슐린을 만드는 베타세포를 공격해 파괴해 버리는 것이다. 그 결과 인슐린을 거의 만들지 못하게 된다.

발병은 주로 어린이나 청소년 시기에 일어나지만, 성인에게서도 나타날 수 있다. 증상이 갑자기 찾아오고 갈증, 잦은 소변, 체중 감소가 두드러진다.

이에 비해 제2형 당뇨병은 훨씬 더 흔하며, 전 세계 환자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문제의 본질은 인슐린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세포가 인슐린의 신호에 제대로 반응하지 않는 인슐린 저항이다.

혈액 속에는 인슐린이 충분히 있지만, 세포가 인슐린의 신호에 제대로 반응하지 않아 포도당을 흡수하지 못한다. 이 때문에 혈당은 계속 올라가고, 췌장은 이를 보상하기 위해 더 많은 인슐린을 분비하다가 점점 기능이 약해진다.

제2형 당뇨병은 주로 성인에게서 발견되지만, 최근에는 소아 비만 증가와 함께 발병 연령이 낮아지고 있다.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이 없어 오랫동안 방치되기 쉽고, 생활습관이 발병과 진행을 크게 좌우한다는 특징이 있다.

제1형 당뇨병

제1형 당뇨병은 췌장에서 인슐린을 전혀 만들 수 없기 때문에 평생 인슐린 주사나 펌프를 통해 외부에서 인슐린을 공급해야 한다. 현재까지는 식단 관리나 생활습관 변화만으로 혈당을 정상 범위로 유지할 방법이 없다.

최근에는 사망한 기증자의 췌장 섬세포를 활용해 미국 FDA 승인을 받은 최초의 세포 치료제 란티드라(Lantidra), 또는 줄기세포에서 유래한 베타세포 이식 연구(예: VX-880)가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면역억제제 사용에 따른 부작용, 높은 비용, 기술적 제약 등으로 인해 아직은 제한된 환자에게만 시도되는 단계이며, 일반적인 치료법으로 자리 잡기에는 이르다. 결국 당분간 제1형 당뇨병의 관리 전략은 꾸준한 혈당 측정과 인슐린 투여가 중심이 될 수밖에 없다.

당뇨병 검사기와 수치

제2형 당뇨병

반대로 제2형 당뇨병은 상황이 다르다. 체중 조절, 식습관 개선, 운동, 약물 치료를 통해 혈당을 정상 수준으로 되돌릴 수 있으며, 이를 일정 기간 유지하면 ‘관해(remission)’ 상태로 분류된다. 여기서 관해란 ‘완치(cure)’가 아니라, 약물 도움 없이도 혈당이 정상 범위에 머무르는 상태를 뜻한다.

이 유형에 대한 대표적인 연구는 바로 영국의 DiRECT trial (The Lancet, 2017)이다. 저칼로리 식단과 체중 감량을 통해 상당수 환자가 당뇨 관해에 도달했고, 추적 연구에서도 일부는 장기간 효과가 유지되었다. 또한 최근 영국 NHS의 “Soup and Shake” 프로그램은 하루 800kcal 저칼로리 식단을 통해 약 3분의 1의 환자가 관해를 경험했다고 보고했다.

약물치료의 발전도 관해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특히 GLP-1 작용제(예: 오젬픽, Ozempic)는 혈당 조절뿐 아니라 체중 감소 효과까지 입증되어, 제2형 당뇨 관리의 핵심 도구로 떠오르고 있다.

중요한 공통 메시지

여기서 중요한 점은 ‘관해’와 ‘완치’를 구분해야 한다는 것이다. 병의 ‘역전(reversal)’은 병이 아예 사라진다는 인상을 줄 수 있지만, 실제로는 당뇨병이 완전히 없어지는 경우는 드물다. 생활습관을 유지하지 않으면 다시 혈당이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관해에 이르지 못하더라도, 식단 관리·운동·약물 치료는 합병증을 늦추고 삶의 질을 높이는 데 확실한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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