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 2015
By Elena Tartaglione – Own work, CC BY-SA 4.0, wikimedia commons.
외교는 꼭 회담장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한 그릇의 음식이 국경을 넘어 마음을 열고, 신뢰를 쌓는 역할을 한다. 이처럼 음식을 외교의 도구로 활용하는 전략을 컬리너리 디플로머시(Culinary Diplomacy) 라고 부른다.
음식, 문화, 그리고 설득의 언어
‘컬리너리 디플로머시’는 단순한 미식 홍보가 아니다. 국가가 자국의 요리, 식재료, 조리법, 환대 문화를 통해 다른 나라와의 상호이해를 증진하고 문화적 신뢰를 형성하는 일종의 공공외교(public diplomacy) 이다.
음식은 언어보다 먼저 감각에 닿는다. 그렇기 때문에 정치적 메시지보다 더 부드럽고, 더 오래 남는 설득의 힘을 가진다. 한 나라의 음식은 곧 그 나라의 정체성, 역사, 가치관을 담고 있으며, 식탁 위의 경험이 자연스럽게 문화적 친밀감과 외교적 호감으로 이어진다.
소프트 파워(Soft Power)의 한 형태
컬리너리 디플로머시는 강압적인 힘이 아닌 매력과 공감으로 영향력을 미치는 ‘소프트 파워(soft power)’의 대표적인 예다. ‘음식’은 폭력도, 명령도 아닌 공유와 참여의 언어로 작동한다.
이 전략은 국가의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구축하고, 국민의 문화적 자부심을 세계에 알리며, 결국 관광, 무역, 문화산업의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공공외교의 확장으로서의 의미
현대 외교는 더 이상 정부 간 회의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국민과 문화, 기업과 예술이 함께 움직이며 국가의 이미지를 구성하고, 협력의 장을 넓힌다.
컬리너리 디플로머시는 바로 이 ‘관계 중심 외교(relational diplomacy)’의 대표적 형태다. 국가의 음식문화를 매개로 사람들의 마음을 연결하고, 그 안에서 지속 가능한 이해와 협력의 기반을 만든다.
식탁에서 시작되는 외교
결국 컬리너리 디플로머시는 “국가의 부드러운 힘은 식탁 위에서 완성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 나라의 음식이 다른 나라의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때, 그것은 단순한 미식의 승리가 아니라 문화적 신뢰의 형성, 그리고 평화로 가는 또 하나의 길이다. 음식은 외교 문서만큼 직접적인 힘은 없지만, 사람들 사이의 신뢰를 만드는 데에는 탁월한 도구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