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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종종 누가 웃으면 따라 웃고, 하품하는 걸 보면 덩달아 하품을 한다. 그런데 이런 감정의 전염은 스트레스에도 똑같이 일어난다. 단지 옆에 있는 사람의 긴장된 표정을 보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몸속에서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cortisol)이 분비되기 시작한다.
관찰만으로도 반응하는 뇌
2014년, 독일 막스플랑크 인간인지·뇌과학연구소(Max Planck Institute for Human Cognitive and Brain Sciences)의 연구팀은 스트레스가 어떻게 사람에서 사람으로 전이되는가를 알아보기 위해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이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을 직접 관찰하거나 영상으로 시청하는 동안 그들의 생리적 반응을 측정했다. 그 결과, 타인의 스트레스 상황을 보기만 해도 실험 참가자들의 코르티솔 수치가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즉, 스트레스는 감정적 공감을 통해 ‘간접적으로 전염’될 수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공감할수록 더 전염된다
이 반응은 특히 공감 능력이 높은 사람들에서 두드러졌다. 연구팀은 참가자의 약 26%가 타인의 스트레스에 즉각 반응했다고 보고했다. 또한 영상 속 인물이 낯선 사람일 때보다, 친구나 연인, 가족처럼 가까운 관계일 때 전염 확률이 훨씬 높았다. 그 비율은 최대 40%에 달했다.
즉, 우리는 단순히 타인의 표정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 감정을 신경 생리학적으로 함께 느끼는 존재라는 의미다.
함께 있으면 완화되기도 한다
흥미롭게도 연구팀은 또 다른 결과를 발견했다. 스트레스를 받은 두 사람이 함께 있을 경우, 서로의 코르티솔 수치가 오히려 낮아지는 경향이 있었다. 이것은 ‘공감’이 스트레스를 전염시키기도 하지만, 동시에 완화시키는 힘으로 작용할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
감정은 전파된다
이 연구는 스트레스가 단순한 개인의 문제를 넘어 사회적 감정(social emotion)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우리의 뇌는 타인의 표정과 말투, 긴장된 기운을 읽고, 그 감정을 신체적으로 재현한다.
스트레스는 전염되지만, 공감도 역시 전염된다. 우리가 서로의 불안을 이해하고 감정을 나눌 때, 그 전염은 고통이 아니라 치유의 연결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