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두 같은 나무에서 시작된다. 초콜릿의 근원이 되는 카카오나무(Theobroma cacao)는 작은 콩 모양의 씨앗, 카카오빈(cacao bean)을 맺는다. 이 씨앗이 어떻게 가공되느냐에 따라, 우리가 알고 있는 카카오(cacao)와 코코아(cocoa)가 갈라진다. 이름은 비슷하지만, 두 재료의 성격은 의외로 다르다.
카카오 — 열을 최소화한 ‘자연의 형태’
카카오는 카카오빈을 수확한 뒤, 낮은 온도에서 발효하고 건조시켜 껍질을 벗긴 상태를 말한다. 이렇게 얻은 카카오닙스(cacao nibs)는 고소하면서도 쓴맛이 강하다. 이를 그대로 갈면 카카오 파우더가 된다.

카카오는 열을 거의 가하지 않기 때문에 항산화 물질과 폴리페놀 같은 영양 성분이 잘 보존된다. 그래서 건강식품이나 ‘슈퍼푸드’로 불리며, 초콜릿보다 거칠고 쓴맛이 난다. 달콤하지는 않지만 자연 그대로의 깊은 풍미가 있다.
코코아 — 열이 만들어낸 달콤한 풍미
코코아는 같은 카카오빈을 고온에서 볶은(roast) 뒤 갈아 만든다. 이렇게 얻은 걸쭉한 액체를 코코아 매스(cocoa mass)라 부른다. 코코아 매스를 압착하면 코코아버터(cocoa butter)가 분리되고, 남은 고형분은 코코아 파우더로 가공된다. 이 코코아버터와 고형분을 다시 섞으면 우리에게 익숙한 초콜릿이 된다.

코코아버터와 초콜릿 (출처: 픽사베이)
볶는 과정은 카카오의 쓴맛을 줄이고, 단맛과 초콜릿 특유의 향을 끌어내는 핵심 단계다. 그러나 그만큼 영양 성분은 일부 손실된다. 카카오가 자연의 원형이라면, 코코아는 인간의 손길로 완성된 형태라고 할 수 있다.
같은 뿌리, 다른 성격
결국 두 재료의 차이는 열(heat)에 있다. 카카오는 낮은 온도에서 본래의 성분을 그대로 간직한 형태이고, 코코아는 높은 열을 가해 풍미를 강화한 형태이다. 따라서 카카오는 ‘자연에 가까운 맛’, 코코아는 ‘가공된 맛’이라고 할 수 있다.
둘 중 어느 쪽이 더 낫다고 할 수는 없다. 하나는 건강의 관점에서, 다른 하나는 미각의 관점에서 카카오의 가치를 극대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