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체르니셰프스키의 소설 「무엇을 할 것인가?」의 단행본 초판 표지. 제네바, 1867년.
By Издание М. Элпидина и Ко, Public Domain, wikimedia commons.
제1장 ― 친정집, 그리고 첫 균열
1856년 7월, 상트페테르부르크(Санкт-Петербург)의 모스크바 철도역 인근 호텔에서 한 신사가 사라진다. 그는 전날 밤 투숙했고, 새벽 2–3시 리테이니 다리(Литейный мост)에서 자신을 찾으라는 쪽지를 남겼다. 총성이 울렸고 모자가 발견되었다. 이 사건은 “바보의 사건”이라 불린다.
시간은 거슬러 올라간다.
베라 파블로브나 로잘스카야(Вера Павловна Розальская)는 고로호바야 거리(Гороховая улица)에 위치한 스토레슈니코프 가문의 집에서 성장한다. 아버지 파벨 콘스탄티노비치(Павел Константинович)는 관리인이자 하급 관리이고, 어머니 마리야 알렉세예브나(Мария Алексеевна)는 철저히 현실적인 여성이다. 그녀는 딸을 사랑하지만 그 사랑은 경제적 계산과 뒤섞여 있다.
베라는 기숙학교에서 교육을 받고 피아노를 배우며 재봉 기술을 익힌다. 어머니는 피부색이 어둡다는 이유로 딸을 폄하했지만, 동시에 좋은 혼처를 위해 꾸미는 데 열중한다. 16세가 되자 베라는 개인 교습을 시작한다. 이 작은 경제 활동은 그녀가 느끼는 첫 번째 자립의 감각이다.
미하일 이바노비치 스토레슈니코프(Михаил Иванович Сторешников)는 그녀에게 접근한다. 그는 사교계에서 호감을 얻는 인물이지만 진지하지 않다. 오페라 극장에서 그는 친구들 앞에서 베라를 자신의 연인처럼 언급한다. 프랑스 여성 쥘리(Жюли)는 그의 허영을 꿰뚫고, 베라에게 경고한다. 베라는 모욕을 감지하고 청혼을 거절한다. 이 거절은 그녀가 처음으로 스스로를 선택하는 순간이다.
제2장 ― 로푸호프, 합리적 선택
드미트리 세르게예비치 로푸호프(Дмитрий Сергеевич Лопухов)는 의대생으로, 베라의 동생 표자를 가르치기 위해 집에 출입한다. 그는 가난했지만 자립했고, 친구 알렉산드르 마트베이치 키르사노프(Александр Матвеич Кирсанов)와 함께 독립된 생활을 꾸린다. 그는 인간을 움직이는 힘을 “이익의 갈망”으로 설명하는 합리주의자다.
로푸호프는 베라의 처지를 이해하고 현실적 해결책을 제시한다. 결혼을 통해 가정의 억압에서 벗어나자는 것이다. 이 결혼은 사랑보다는 전략적 탈출이다. 두 사람은 결혼 생활의 원칙을 명확히 한다. 경제적 독립, 각자의 공간, 상호 존중.
성직자 알렉세이 페트로비치 메르찰로프(Алексей Петрович Мерцалов)의 집전으로 비밀 결혼식이 치러진다. 베라는 마차를 타고 부모의 집을 떠난다. 어머니는 배신감을 느끼지만, 이미 상황은 되돌릴 수 없다.
제3장 ― 공방의 탄생과 감정의 이동
신혼 생활은 예상보다 조용하다. 로푸호프는 성실히 일하고, 베라는 자신의 삶을 조직하기 시작한다. 그녀는 재봉 공방을 세운다. 처음에는 세 명의 여성과 시작하지만, 점차 확장되어 공동 거주와 공동 식사를 하는 협동체로 발전한다. 공방은 단순한 사업이 아니라 여성의 자립 공동체다.
이 시기 베라는 첫 번째 꿈을 꾼다. 어둡고 축축한 지하실에서 들판으로 이어지는 문이 열리지만 몸은 마비된다. 초자연적 존재가 마비를 풀어준다. 이는 억압에서의 해방을 상징한다.
로푸호프가 폐렴에 걸리면서 키르사노프가 자주 방문한다. 그는 오랫동안 베라를 사랑했지만 친구를 위해 침묵했다. 베라는 세 번째 꿈에서 자신의 일기를 읽으며 깨닫는다. 자신이 남편을 사랑한 이유는 감사였고, 지금 키르사노프에게 느끼는 감정은 다른 종류의 사랑이라는 것을.
로푸호프는 상황을 인지한다. 그는 자신의 감정을 문제 삼지 않고, 물러나는 것이 합당하다고 결론짓는다. 자신이 남아 있는 한 두 사람은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고 판단한다.
그리고 며칠 뒤, 모스크바 철도역 인근 호텔에서 벌어진 그 사건이 전해진다. 사람들은 그가 자살했다고 믿는다.
제4장 ― 두 번째 결혼, 이상과 현실
로푸호프의 죽음 이후, 베라와 키르사노프는 결혼한다. 이 결혼은 감정적 사랑과 지적 동반자 관계를 겸한다. 두 사람은 독서를 공유하고, 사회 문제를 토론하며, 서로의 발전을 자극한다.
베라는 의학 공부를 결심한다. 19세기 러시아에서 여성에게 의학은 거의 금지된 영역이지만, 그녀는 개인적 성장과 사회적 유익을 연결하려 한다.
네 번째 꿈이 펼쳐진다. 아스타르테, 아프로디테, 순결의 여신이 차례로 등장한다. 이들은 여성상이 역사적으로 어떻게 왜곡되어 왔는지를 보여준다. 마지막에는 새로운 시대가 도래한다는 선언과 함께 평등이 핵심 가치로 제시된다.
이 장에서 라흐메토프(Рахметов)가 두드러진다. 그는 귀족 출신이지만 금욕적이며, 못 위에서 자고, 육체를 단련한다. 그는 개인적 쾌락을 부정하고 공공의 대의를 위해 자신을 준비한다. 그는 혁명적 인간형의 전조다.
제5장 ― 폴로조바와 보몽
예카테리나 바실리예브나 폴로조바(Екатерина Васильевна Полозова), 카탸는 몰락한 집안의 딸이다. 아버지 바실리 폴로조프(Василий Полозов)는 한때 부유했으나 사업과 관계의 충돌로 재산을 잃는다. 재산이 사라지자 사교계의 관심도 함께 사라진다.
카탸는 열일곱이 되면서 병약해진다. 여러 의사들이 진단하지만, 알렉산드르 마트베이치 키르사노프(Александр Матвеич Кирсанов)는 병의 근원이 좌절된 사랑에 있음을 간파한다. 그녀는 솔로프초프라는 청년에게 감정을 품었으나, 아버지는 그를 신뢰할 수 없다며 결혼을 거부한다. 금지 이후 청년의 태도는 변하고, 카탸 역시 자신이 믿었던 사랑이 환상이었음을 점차 깨닫는다. 병은 서서히 가라앉고, 세계관이 변한다.
이 무렵 폴로조프는 가문의 재정 회복을 위해 스테아린 공장을 매각하기로 한다. 매수자로 등장한 이는 런던 회사 “Hodgson, Lother & Co.”의 대표 찰스 보몽(Charles Beaumont)이다. 그는 과장 없이 신중하게 협상하며 폴로조프의 신뢰를 얻는다.
보몽은 식사 자리에서 카탸를 만난다. 그는 충동적인 구혼자들과 달리 차분하고 정직하다. 자신의 과거와 이전 결혼 사실까지 숨기지 않는다. 카탸는 그에게서 안정과 신뢰를 느낀다. 감정은 급격히 타오르지 않고, 서서히 형성된다.
두 사람은 약혼한다. 이후 밝혀지는 사실 — 보몽이 바로 드미트리 세르게예비치 로푸호프(Дмитрий Сергеевич Лопухов)라는 점 — 은 이야기를 앞선 사건과 연결한다. 그는 과거를 부정하지 않고 새로운 삶을 선택한 인물이다.
로푸호프와 카탸, 베라 파블로브나 로잘스카야(Вера Павловна Розальская)와 키르사노프는 서로를 적으로 보지 않는다. 두 가정은 가까운 곳에서 살아가며 각자의 선택을 존중한다.
제6장 ― 전환과 전망
마지막 장면에서 기다림의 여인이 분홍색 옷을 입고 등장한다. 이는 오래된 질서의 종말과 새로운 시대의 도래를 상징한다.
베라의 공방은 세 곳으로 확장된다. 그녀는 의사 시험을 준비한다. 키르사노프는 전문적 성취를 이어간다. 로푸호프와 폴로조바도 안정된 삶을 산다. 인물들의 삶은 새로운 질서 속에서 계속된다.

러시아 작가 니콜라이 체르니셰프스키(1828–1889)의 동판화 초상화
By C.H. Claus, Public Domain, wikimedia commons.
♦ 작품의 성격 ― 거친 서사, 대담한 실험
『무엇을 할 것인가?』는 서사적 완성도만으로 평가하기에는 다소 거친 작품이다. 인물은 때때로 이론을 구현하는 장치처럼 보이고, 꿈 장면은 노골적으로 상징적이다. 그러나 그 거침 자체가 이 작품의 힘이기도 하다. 체르니셰프스키는 인간관계와 결혼 제도를 실험의 장으로 올려놓고, 합리적 이기주의(разумный эгоизм)를 현실 속에서 시험한다.
이 소설은 감정을 해부하고, 질투를 해체하며, 사랑을 소유에서 분리하려 한다. 그 결과는 문학적으로 매끈하지 않지만 사상적으로는 대담하다. 이 작품은 미학적 소설이라기보다 행동을 촉구하는 소설에 가깝다.